[충청신문=대전] 김의영 기자 = “추억을 그리는 카페”
기자가 다섯 번째로 소개하는 카페는 대전 명소로 자리 잡은 동구 소제동의 카페 ‘소제화실’이다.
모녀가 운영하는 카페로 대화 화(話), 집 실(室)의 의미를 가져 손님들에게 오붓한 대화 공간이 되어주고 있다.
소제화실은 대전역 동광장 버스 종점지 바로 앞, 옛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50여 년 된 건물 2층에 위치했다.
카페가 위치한 건물은 1972년부터 성신여관이 운영되던 곳으로, 80년대 폐업 후 주택으로만 사용됐다.
이후 2층은 30년 동안 폐가처럼 방치되다, 2019년 카페로 탈바꿈한 후 20년 만에 손님을 맞이했다.
카페 내부는 옛 여관의 모습 그대로를 유지해 5개의 방 형식으로 되어 있다.
실제 곳곳에는 70년대부터 이어져 온 오래된 흔적들이 눈에 띄었고, 방 앞마다 호실 판이 붙어져 있다.
옛 것들을 그대로 가져온 만큼 인테리어가 빈티지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방마다 인테리어가 다르지만, 할머니 집에 온 듯한 옛 감성을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다.
특히 소제화실이 손님들에게 더욱 사랑을 받는 이유는 드로잉 카페라는 점이다.
방마다 놓여 있는 작은 공책과 연필로 그림을 그려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카페를 방문한 손님은 “잔잔한 음악 속 고즈넉한 방 안에서 자기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다 보면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손님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을 증명하듯 카페 곳곳에는 손님들의 그림, 캘리그래피 등이 놓여 있다.
소제화실 사장은 “손님들의 그림들을 많이 보관하고 있다. 두고 가신 그림들로 전시회나 도록 제작을 기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님들의 많은 사랑은 디저트들도 한몫 보탰다.
소제화실의 대표 디저트는 소제에크퍼프로 홍콩에서 직접 들여온 기계로 만들어 빈티지한 접시 위에 여러 생과일과 함께 올린다.
또 핸드드립 커피, 아인슈패너, 모히또 칵테일, 샹그리아 와인 등 다채로운 종류의 음료들도 준비되어 있다.
이와 함께 손님들에게 어떤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그는 “많은 사람들이 특별한 취미가 없는 것 같다. 소제화실은 그런 분들에게 자유롭게 무언가를 그려보고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며 마지막 말을 이어갔다.
한편 특색 가득한 소제화실은 아쉽게도 재개발 구역에 포함되어 있다. 아직 먼 이야기지만, 그전에 꼭 한번 가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