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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담만리 전시장 뒷풀이 3]꽃을 좋아해야 정확하게 그릴 수 있다

더 클로리스 2023 정기전, 보태니컬 아트의 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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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05.18 16:13
  • 기자명 By. 정완영 기자
▲ 더 클로리스 2023 정기전 포스터.

[충청신문=세종] 정완영 기자 = 더 클로리스(THE CHLORIS) 2023 정기전 전시회가 지난 12일부터 송담만리 전시관에서 25명의 회원들이 50여점의 작품 전시에 들어갔다.

‘클로리스(THE CHLORIS)’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꽃의 여신으로 이름에 걸맞게 식물의 세밀화를 중심으로 한 보태니컬 아트(botanical art) 작품 40여점과 펜화 작품 10여점이 함께 전시된다.

보태니컬 아트는 ‘botanical’(식물의, 식물학의)과 ‘art’(예술)의 합성어로, 식물학과 예술이 결합된 장르로 식물의 특성을 살려 좀 더 예술적으로 표현해 그리는 것을 말한다. 우리말로는 ‘식물 세밀화’라고도 한다.

식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작가의 예술적인 감각을 토대로 식물의 정교한 부분까지 담아내는 세밀화의 한 종류다.

지금처럼 사진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기에는 식물을 관찰해서 정확하게 그림으로 표현했는데, 이는 미학적, 예술적 측면보다 식물의 있는 그대로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영국 왕실의 국중예술로 식물도감을 만들 때 쓰기도 했다. 식물도감에는 꽃의 이름보다는 학명을 기입했다.

보태니컬 일러스트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이에 반해 보태니컬 아트는 드로잉으로 식물을 표현한 뒤 색 표현까지 더해 색감, 구도의 변형부터 그리는 이의 미학적인 부분을 추가해 식물의 아름다운 표현을 추구한다. 예술적인 표현이 가미되더라도 식물이 가지고 있는 식물학적인 특징들을 왜곡하지 않고 그대로 담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더 클로리스(THE CHLORIS) 이승민 원장은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2009년 한국식물화가협회 일을 돕다가 보태니컬 아트에 푹 빠지게 됐다.

2018년 세종으로 내려와 더 클로리스(THE CHLORIS) 문을 열면서 보태니컬 아트에 관심이 있는 후학을 양성하기 시작했다.

일상 안에서 자연을 가까이 하면서 내적 힐링하기에 참으로 좋다. 꽃이나 식물을 좋아해야만 할 수 있는 미술이다.

보태니컬 아트를 위해서는 식물을 세밀하게 관찰해야 한다. 식물학의 연장 선상에 있어 싹이 트면서부터 단계별로 식물의 변화를 알아야 한다. 꽃이 피면 봉오리부터 만개했다가 지는 모습까지, 수술의 생김새나 꽃잎의 개수, 건강한 잎과 벌레 먹은 잎도 표현해 내야 하고, 심지어 땅 속에 있는 뿌리의 모습까지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런 과정은 입문 때 보다는 단계가 높아질수록 식물학에 깊이 있는 공부가 더욱 필요해 진다. 이런 꽃의 특징을 놓치고, 정확성이 결여되면 그림에 그대로 나타나게 된다. 그림을 망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어색한 부분이 생기면 수정하면 된다.

현재 더 클로리스에는 4~50명이 활동하고 있다. 작품이 작은 것은 1개월 정도, 큰 작품은 3~4개월 정도 걸린다. 이렇듯 보태니컬 아트는 끈기를 요하는 인내력의 결과이다. 이런 부분 때문에 요즘 학교에서도 보태니컬 아트 동아리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올해 더 클로리스(THE CHLORIS)는 해바라기 12점과 월별 탄생화에 주력했고, 앞으로 화투 그림에 잘못 알고 있는 꽃의 실제화에 치중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해도 보태니컬 아트를 할 수 있다"며 "보태니컬 아트는 끈기있게 자리를 오래 보전하는 사람이 잘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는 오는 22일까지이다.

*송담만리 전시관은 세종시가 호수공원에 만든 상설전시관이다. 이름은 세종시가 생기기 전 옛 지명인 '송담리'와 만리 앞을 내다본다는 '명견만리'의 합성어이다. 세종시는 세종시민 중 전시 장소를 찾기 어려운 아마추어 작가들을 위해 미리 신청을 받아 선정한 뒤 전시할 수 있도록 공간을 활용하고 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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