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한은혜 기자 = 대전 시민들의 식비 부담이 크게 늘고 있다.
식료품 값이 오르면서 ‘절약=집밥’ 공식은 옛말이 된지 오래다. 여기다 외식물가도 만만치 않다. 이젠 식당을 고르는 기준은 ‘기호’ 보단 ‘가격’이 우선시 된다.
기자는 17일 대전지역 백반전문점을 찾아 ‘제육찌개 정식’을 주문했다. 같은 날 대전지역 한 대형마트서 음식 재료를 구매, 같은 메뉴를 조리해 ‘집밥’ 대 ‘외식’ 가성비 차이를 비교했다.
먼저 유성구 제육찌개 정식 주문 가격은 2인 이상 주문 시 9000원 이었고, 1인 주문은 1000원이 추가돼 1만원을 결제했다.
공깃밥과 9가지 밑반찬, 된장찌개가 포함된 가격이다. 조사결과, 대전 백반 전문점의 제육 정식은 1인분에 8000원~1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식당서 시킨 음식이 나오는데 걸린 시간은 15분에 불과했다. 5월 제철 음식인 취나물 무침을 시작으로 9가지 반찬이 정갈하게 한 쟁반에 나왔다.
반면 기자가 같은 날 직접 제육볶음에 필요한 재료를 사보니, 외식비의 2배가 넘는 3만 3000원이 들었다.
단 집에 있던 고추장, 된장, 간장 등 양념과 공깃밥은 제외한 비용이다. 또 식당에서 기본으로 나왔던 반찬도 제외했다.
가장 큰 비용이 들었던 건 돼지고기였다. 식당에서 제육볶음을 하는데 1인분에 돼지고기 200g을 사용한다는 답을 받았다.
집 앞 마트 정육코너에서 가장 작은 양으로 포장돼 있는 대패삼겹살 800g을 구매하는데 1만 6000원이 들었다. 그 중 4분의 1정도만 조리를 하는데 사용한 것을 고려해도 4000원 정도가 들어, 사 먹는 비용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반찬 및 된장찌개를 끓이는 데 필요한 부재료를 구입하는 데 총 1만 7100원이 들었다. 양파 한 알(1700원), 두부 한 모(2500원), 애호박 한 개(1600원), 절단 대파(3000원), 깐마늘(3500원), 상추(2000원), 쌈장(2700원)을 구매했다. 모든 재료는 최소 단위를 골랐다.
이 중 양파를 제외하고 채소류들은 조리에 들어가는 양보다 남는 양이 더 많았다.
기자가 요리를 하는 데 재료 손질까지 포함, 총 40여분의 시간이 소요됐다. 설거지 등 뒷정리를 하는데도 15분이 걸렸다. 약 55분을 요리와 정리 하는데 사용했다. 집밥을 먹기 위해 식당 대비 약 4배의 시간을 사용한 셈이다.
음식을 만드는데 드는 재료비는 가구원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4인 가구 기준이라면, 구매한 고기를 다 사용해 대량으로 제육볶음을 만들어 외식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집밥을 먹을 수 있다.
반면 2인 가구인 기자는 재료가 많이 들어가는 음식은 외식을 이용하는 편이 가성비가 더 좋다는 판단을 내렸다.
식구 수에 따라 다르지만 ‘집밥’대 ‘외식’ 한 끼 가성비 승자는 ‘외식’ 판정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