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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청 10년 내포문화 돌아보기] 25. 소나무 우거진 언덕... 김대건 신부가 태어난 곳 '솔뫼성지'

천주교 못자리 ⑤한국의 베들레헴, 솔뫼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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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11.08 10:43
  • 기자명 By. 안순택 기자
▲ 당진시 솔뫼성지

[충청신문=대전] 안순택 기자 = 한국의 첫 사제 성 김대건 신부의 조각상이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 세워진다고 한다.

언론이 전한 소식에 따르면 성 김대건 조각상이 들어설 벽감은 프란치스코 수도회 창설자 프란치스코 성인과 베네딕토 수도회 창설자 베네딕토 성인 등 수도회 창설자들의 조각상이 배치되어 있다고 한다.

수도회 창설자가 아닌 사제 성인으로는 김대건 신부 상이 처음이라고 한다. 가톨릭 주요 성인들과 같은 반열로 배치되는 것이다.

성 김대건 신부의 조각상은 한진섭 조각가가 35t 규모의 카라라 대리석으로 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 작가는 “수도회 창설자들만 있던 곳에 성 김대건 상이 들어서면 그동안의 룰이 깨지는 역사적이고 획기적인 사건”이라며 “그 벽이 수백 년 동안 비어 있었던 것도 신기한 일이며, 이제 더는 다른 분을 모시려 해도 모실 공간이 없는 마지막 공간에 김대건 상이 모셔진다”고 했다.

마치 이 공간이 아직까지 비어있었던 것은 기적이며, 김대건 상이 세워지기를 기다려 온 것 같다는 뜻으로 들린다.

▲ 바티칸 성당 대성전에 설치될 성 김대건 신부 조각상 예상도. 헌진섭 작가 제공
▲ 바티칸 성당 대성전에 설치될 성 김대건 신부 조각상 예상도. 헌진섭 작가 제공

지난해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맞아 유네스코가 김대건 신부를 세계기념인물로 선정했었다. 그것에 이은 가슴 뿌듯하게 하는 소식이다.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영광이겠고 종교를 떠나 일반 국민들에게도 경사가 아닐 수 없다.

지난해 당진시는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복합예술공간인 ‘기억과 희망’을 솔뫼성지에 지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 당시 23국, 6000여명의 청년을 만난 자리에 세워진 건물은 하늘에서 보면 활짝 핀 들장미 모습을 닮았다고 한다.

조선교구 8대 교구장 위텔 주교의 문장인 들장미를 형상화했다고 하는데, 위텔 주교의 사목표어로 삼았던 ‘피어라, 순교의 꽃들아’를 표현한 듯이 건물과 주변은 장엄하고 아름답게 꾸며졌다. 복합예술관과 광장, 산책로, 전시실 및 야외 전시장을 갖췄다.

▲ 당진시가 지난해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완공한 복합예술공간 '기억과 희망'.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들장미
▲ 당진시가 지난해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완공한 복합예술공간 '기억과 희망'.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들장미

솔뫼성지는 김대건 신부가 태어난 곳이다. ‘소나무가 우거진 작은 언덕’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소나무가 우거진 성지에는 쌀쌀한 날씨에도 방문객 발길이 이어졌다.

김대건 신부가 200년 전 태어나 자란 기와집 앞에서 중년의 여성 한 무리가 성호를 긋고 두 손 모아 기도했다.

솔뫼에 복음의 씨앗이 떨어진 것은 ‘내포의 사도’로 불리는 이존창에게서였다. 면천군수였던 김진후는 이존창에게 교리를 배우고 세례를 받았다. 그는 복음을 받아들이자 군수 벼슬을 버리고 신앙생활에 전념하였다고 한다. 김진후 군수는 김대건 신부의 증조할아버지다.

그때부터 솔뫼는 교우촌이 되었다. 천주교도 박해라는 회오리는 솔뫼도 삼켜버렸다. 김진후는 신해박해의 칼바람에 휩쓸려 옥에 갇혔고 1801년 신유박해 때는 귀양을 떠나야 했다. 귀양에서 풀려나기 무섭게 다시 붙잡혀 해미군영에서 옥살이를 하다가 1814년 옥중에서 순교하였다.

김진후의 셋째 아들 종한, 김대건 신부의 작은 아버지는 김진후가 옥중에 있을 때 경상도 안동으로 피난 갔다가 붙잡혀 1816년 대구 감영에서 순교했다. 김대건 신부의 아버지 김제준은 1839년 기해박해 때 체포되어 그 해 9월 26일 서소문 밖 형장에서 참수형을 받고 순교하였다.

그리고 김대건 신부까지. 1814년 증조할아버지 김진후로부터 시작하여 김대건 신부까지 32년 동안 김씨 일가는 4대가 순교의 월계관을 쓰는 신앙의 명가가 된 것이다.

솔뫼성지는 순교자 4대가 살았던 곳이기도 한 것이다.

솔뫼성지는 김대건 신부가 태어난 곳이라 해서 ‘한국의 베들레헴’으로 불린다. 이와 함께 순교자 4대가 복음의 밭을 갈고 신앙을 키운 곳이라 해서 ‘순교자 신앙의 학교’로도 불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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