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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수위, 귀를 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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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06.18 15:07
  • 기자명 By. 충청신문

‘허태정 대전호’와 ‘양승조 충남호’가 출범을 앞두고 업무 인수작업에 들어갔다.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자는 어제 옛 충남도청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인수위 출범을 알렸다. 허 당선자는 이곳에서 시장으로서 시정 밑그림을 그리게 될 것이다. 그 밑그림의 바탕에 ‘시민이 행복한 도시’ ‘시민이 주인되는 도시’라는 의식이 깔려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양승조 충남지사 당선자는 오늘 인수위 구성을 발표한다. 인수위의 명칭은 ‘더 행복한 복지수도 충남위원회’가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충남을 복지수도로 만들겠다는 당선자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렇다면 인수위 구성에서부터 이를 염두에 두고 향후 4년 도정의 좌표를 설정해 나가야 할 것이다.

허 당선자와 양 당선자에 무엇보다 먼저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 열린 귀를 가지라는 것이다. 산적한 현안을 물려받은 만큼 당선자들은 지역사회의 원로, 전문가들과의 만남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하겠다. 학계·경제계는 물론 문화예술·종교계, 시민단체 관계자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조언을 듣고 때로는 쓴소리를 들을 줄도 알아야 한다. 지난 선거에서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절반의 민심을 껴안으려면 지역 야권과의 교류 방안도 찾아야 하겠다.

대전시민과 충남도민들은 당선자에 대해 기대와 우려의 감정이 교차한다. 대전과 충남 모두 수장이 중도하차하는 바람에 행정공백이 길었다. 이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이냐가 관심이다. 여기에 새 시대의 희망을 심어야 한다. 대전시나 충남이나 주민의 만족도나 삶의 질이 주민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게 현실이다. 당선자의 역할이 여기에 있다. 이제 행정을 공무원이 아닌 시민의 시각으로 봐야 한다.

시민, 도민의 행정을 위해선 시민과 도민의 목소리를 행정에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강화하는 것이 우선이다. 협치가 강조되는 이유다. 협치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의지의 문제다. 무엇보다 인수단 구성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열린 귀를 가지라는 주문은 바로 그런 의미다.

또 한 가지는 지방권력까지 민주당 쪽으로 급속하게 쏠린 상황에서 여당의 일방적 독주를 막을 수 있는 정치세력이 없다는 것이다. 대전과 충남 공히 민주당이 장악한 상태다. 민주주의는 보수와 진보라는 두 개의 축이 균형을 잡아야 제대로 굴러가는 체제다. 지금 그 한 축이 무너졌다. 민주당은 독선과 오만에 빠지지 않도록 스스로 경계해야겠지만, 권력이 자기 제어하는 것은 한계가 뻔하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는 것밖에 없다.

시장과 지사 선거에서 드러난 반대 표심을 포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허 당선자의 경우 선거 시작 때부터 끝날 때까지 ‘발가락’이 따라다녔다. 야권은 고의 발가락 훼손을 거론하며 병역기피 의혹, 장애인 등급 취득 의혹을 거론하며 끈질기게 도덕성을 훼손했다. 이처럼 악화된 감정의 앙금은 선거가 끝났다고 없어지는 게 아니다. 당선자가 적극적인 화해의 손짓으로 감싸 안아야 한다. 박성효 후보와의 회동이나 상대 후보의 공약을 수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이를 통해 시민의 신뢰를 끌어낼 수 있다. 인수위는 행정에만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화합에 특히 신경써주기 바란다. ‘허태정 대전호’나 ‘양승조 충남호’가 순조롭게 닻을 올릴 수 있느냐 여부는 포용과 화합에 있다고 본다.

허 당선자와 양 당선자가 내건 정책이나 공약은 말 그대로 유권자와의 약속이다. 유권자와의 약속 차원을 넘어 대전과 충남의 발전을 위해, 현안과 맞물린 주요 사업이라 할 수도 있다. 인수위 이름이야 별 문제가 아니다. 어떤 형식이든 선거 과정에서 제시한 공약과 정책의 구체적이고도 실현 가능한 방안을 마련해 차질 없이 추진해나가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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