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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계적 축제로 가능성 높이는 백제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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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09.27 18:57
  • 기자명 By. 충청신문
가을 밤하늘에 눈부신 꽃송이가 피어오르면 환호성을 연발할 것이다. 눈앞에 ‘볼케이노 불꽃’이 장관을 연출할 때는 박수갈채가 터져 나올 것이다. 내일 가을꽃으로 단장한 공주 신관공원에서 중부권 최고의 불꽃축제가 금강을 배경으로 펼쳐지면 관람객들은 고대 동아시아를 아울렀던 ‘백가제해(百家濟海)’ 백제의 진취성과 그 화려했던 문화를 새삼 떠올릴 것이다. 미리 보는 백제문화제 개막식이다.
 
‘한류 원조 백제를 만나다’를 주제로 하는 이번 백제문화제의 개막식은 내일이지만 막은 오늘 올린다. 벌써 63회째다. 해마다 양적 성장뿐 아니라 내실을 꾀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문화제에 거는 기대가 크다. 올해는 그간의 문화제에 비해 훨씬 다이내믹해질 거라고 한다. 공주는 빛으로 백제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겠다고 한다. 부여는 각종 제례를 통해 백제의 호국 정신을 보여주겠다고 준비해 놓았다.
 
이번 백제문화제는 130여개의 다양한 전시와 공연, 체험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공주시는 대표 프로그램인 ‘웅진 판타지아’를 업그레이드를 해 내놓는 등 70개에 가까운 프로그램을 내놓는다. 부여군은 충화면 천등산에서 혼불을 채화하는 고천제 행사를 시작으로 백제역사문화행렬 등 60여 개의 행사를 진행한다. 왜 백제를 ‘대백제’라 부르는지 그 개방적이고 창조적이며 진취적인 모습을 보여줄 참이다.
 
공주는 문화제의 주 무대인 금강신관공원 미르섬 일원을 화려한 빛의 정원으로 꾸민다. 백제등불향연, 백제별빛정원을 연출한다. 금강교 와룡원엔 찬란한 백제의 왕조를 상징하는 용을 형상화한 일루미네이션 터널이 설치되며, 금강교 철교에는 다양한 연꽃 조형물과 분수를 활용한 연화원이 아름다움을 더한다. 대표 프로그램인 수상 실경 공연 ‘웅진 판타지아’는 ‘눈으로 듣는 무령왕 이야기’를 테마로 백제의 정신을 역동적으로 그려낸다.
 
부여는 각종 제례로 멸망한 나라의 유민들을 위로한다. 대표적인 것이 백제문화제를 오늘에 있게 한 ‘수륙재’다. 역대 왕들과 백제를 지키다 전몰한 충의장졸, 낙화암에 몸을 던진 백제 여인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이 제례는 구드래로 이동하는 등불행렬과 구드래에서 등을 물에 띄우는 유등이 장관을 이룬다.
 
백제문화제가 해마다 발전하는 모습은 보기에 좋다. 하지만 더 나아가 우리는 백제문화제가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의 명품축제로 발돋움하기를 기대한다. 중국 구이주이성과 베트남, 캄보디아 공연단의 공연이 펼쳐지지만 그것으로는 ‘대백제’라는 표현에 어울리지 않는다.
 
백제가 문화를 전파한 일본은 문화의 원류를 확인하는 차원에서라도 당연히 와야 한다. 공주시 반죽동에는 ‘대통사’(大通寺)라는 큰 절이 있었다. 대통은 부처의 자비가 널리 퍼지기를 기원하는 뜻이기도 하지만 중국 양나라 무제의 연호 ‘대통(大通)’을 받아들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양나라는 백제 성왕이 부여라는 ‘계획도시’를 조성할 때 기와를 만드는 와장을 비롯해 건축기술자, 화가를 보내 도왔다. 중국과의 인연도 일본에 못지않은 것이다.
 
양나라는 짧은 역사로 그다지 알려지진 않았지만 중국의 남쪽 절반을 차지했던 대단한 나라였다. 이런 인연을 강조한다면 사드로 촉발된 장벽을 넘어 남쪽 도시의 중국인을 백제문화제로 이끄는 충분한 동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백제 땅에 중국인 당신들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유물과 유적이 있다는 것은 유혹이 아닐 수 없다. 고대 한·중의 동질성을 전달하며 감동을 주는 상품의 개발도 했으면 하는 것이다. 당연히 충남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망국의 한을 지니고 60, 70년대 화려한 신라문화의 복원 사업의 뒷전에서 초라하기만 했던 백제문화가 오늘 일어서는 것에 감개가 무량하다. 한발 더 나가야 한다. 세계문화유산의 전제는 세계화다. 그 세계화의 중심에 백제문화제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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