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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대화는 북의 진정성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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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1.01.24 18:23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으로 뚝 끊겼던 남북대화가 북한이 남북고위급 군사회담을 전격 제의하고 우리가 이를 수용함으로써 1년 만에 남북 당국간 대화의 문이 열릴 것 같다. 북한의 대화 제의 주체가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이어서 회담은 남북 국방장관회담이 분명하다.

북한은 특히 회담 의제로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상태를 해소하는 데 대하여’라고 명시하기도 했다. 북한의 고위 군사회담 제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간 미·중 정상의 회담 후 하루도 지나지 않아 나온 것이다.

우리가 이를 수용함으로 양측이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게 됐다. 그러나 북한이 미·중의 강력한 요구를 외면할 수 없어 대화에 나섰지만 남북대화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때문에 우리는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이 북한과 중국이 집요하게 매달리는 6자회담을 위한 단순한 징검다리가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때문에 예비회담을 통해 의제를 철저히 다져야 한다. 회담이 천안함 격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한 북의 변명이나 듣는 자리가 된다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북한이 회담을 먼저 제기했으면서 우리가 요구하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 및 추가 도발 방지에 대한 확약을 선뜻 내놓지 않으려 할 것이다. 특히 북한은 천안함 문제는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면서 종전처럼 공동조사와 검열단 수용을 주장할 개연성도 높다.

또 연평도 사태도 우리 해군의 해상사격훈련이 사태를 유발했다며 북방한계선(NLL) 폐기와 해상분계선 재설정을 들고 나올 것으로 예상 해봐야 한다. 이처럼 북한이 엉뚱한 논리 때문에 서로 기싸움을 하다보면 고위급 군사회담까지 가보지도 못하고 대화가 중단될 수도 있다.

그래서 북한은 예비회담에서부터 신뢰성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할 것이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책임을 회피하면서 위장대화 공세의 수위를 높여온 북한의 국면 전환 책략에 정부가 끌려가서는 않된다. 북한은 일단 남북 당국 간의 회담 재개부터 성사시키려는 저의에 휘말려서는 안된다.

북한이 군사회담을 제의한 저의가 무엇인지는 정부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우선 미·중 정상이 공동성명을 통해 ‘진정성있고 건설적인 남북대화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 북한은 먼저 ‘성의 표시’를 시늉으로 보이면서 위장평화 공세를 펴려는 속심에 속지 말아야 한다.

북한은 지금 갈수록 심각해지는 식량난과 에너지 부족 등으로 경제가 파탄상태에 있고 심지어 군인들이 소금을 간식으로 먹고 있다고 한다. 북한의 대화 제의는 대남 적화통일 전략을 바꾸거나 개혁, 개방을 통해 변화를 모색하겠다는 것이 아님은 물론이다.

때문에 우리 정부는 원칙에는 단호하되 북한이 진정성을 보이는 의지를 갖고 긍정적인 태도 변화를 보인다면 폭 넓은 교류나 지원에 인색할 이유는 없다. 아직 낙관할 근거는 없지만 대화 제의가 남북관계를 건전하게 세우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임명섭/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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