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 대형마트 일요일 휴업 변경을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이해당사자간의 엇갈린 견해로 갈등이 불거지면서 한치도 양보없는 첨예한 대립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
대형유통업체가 여러 이유를 들어 휴무일을 기존 일요일에서 수요일로 전환하자는 요구에 전통시장및 중소유통상인, 마트노동자, 시민 및 시민단체 등 세종시 상인 및 시민 연합체(이하 연합단체)가 반기를 들고 있다.
3년만에 다시 대형마트와 준대규모 점포(SSM)의 의무휴업일에 대한 논란이 재현되고 있는것이다.
이 와중에서 세종시가 고민에 빠졌다.
연합단체는 지난 13일 오전 세종시청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세종시의‘대형마트 등에 대한 의무휴업일 변경 행정예고'에 대해 반대하는 1300여명의 반대의견서를 세종시에 제출했다.
휴업의무일 평일변경에 대한 토론회나 공청회도 없는 일방적인 결정은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상인들은 대형마트의 한 달 두 번 일요일 휴업변경은 매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며 세종시의 올바른 판단을 기대하고 있다.
대형마트 등의 노동자들은 "우리도 일요일에 쉬면서 사람답게 살고 싶다"며 행복추구권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세종시가 지난달 19일 대형마트 업계 등의 요구에 따라 '의무휴업일을 다시 수요일로 되돌리자“는 취지의 의무휴업일 변경안에 대한 회의결과 만장일치 찬성으로 가결된지 20일만의 일이다.
회의당시 홈플러스와 이마트 등 대형마트 관계자, 전통시장 상인회장 2인, YMCA 및 소상공인진흥공단 공주센터 관계자 각 1인등 이해당사자들이 참석했지만 이견이 없었다.
시는 이날 결과를 토대로 3일뒤 ‘대형마트 등에 대한 의무휴업일 변경'을 행정예고했다.
이어 추석명절을 포함 13일까지 22일간 유통산업발전법과 세종시 전통상업 보존구역 지정 및 대규모 준대규모 점포의 등록제한 등에 관한 조례에 따라 시민 의견수렴을 받고 있다.
큰 이견이 없다면 의무 휴업일은 매월 2, 4번째 일요일에서 수요일로 변경된다.
하지만 대형마트 직원들과 또 다른 시장 상인들의 반발에 직면하면서 새 변수가 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찬반 의견 모두 타당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종합해보면 대략 윤곽이 드러난다.
어떤 선택을 하든 양날의 검이 될수 있다는 여론이다.
현재 전국적으로는 매월 2, 4주 일요일 휴무가 가장 많으며 평일 의무휴업일 지정 도시는 경기 과천과 충남 당진, 경북 문경, 강원 원주, 전남 나주 등 31곳이다.
그렇다면 전국 소비자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지역 성별 나이에 따라 제각각 이겠지만 상당수는 찬성 쪽으로 기울 공산이 크다.
주말에는 소비자가 가족 단위로 외출해 대형마트를 가지만 평일에는 주부 혼자 필수 품목만 장을 보기 때문이다.
가족단위의 외출에 적지 않은 불편을 감수해야 해 정부정책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이유이다.
의무휴업 규제 5년이 지나는 동안 전통시장 역시 성장하지 못했다는 비교분석자료도 그중의 하나이다.
이와관련해 대형마트 일요일 규제안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안을 촉구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관계자들은 “정부가 유통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만 정책을 편다면 유통 산업 전반이 활력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렇다고 연합단체 관계자들의 반발을 강 건너 불보듯 방관할 상황도 아니다.
그들도 충분한 행복추구권을 가질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세종시가 행정예고 하루를 앞두고 고민에 빠진 이유다.
이 미묘한 시점에서 세종시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