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초가 시작되는 매년 3월이 되면 학교 폭력을 근절을 위해 학교, 경찰, 언론 등 각 기관을 비롯해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다.
실제로 학교 폭력 신고(117)에 접수된 월평균 학교 폭력 신고 건수를 살펴보면, 학생 간 이른바 서열이 형성되는 3, 4월에 학교 폭력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대학수학능력 시험 등 입시 및 학교 진학 시기가 다가오면 교사, 학부모, 학생 모두가 자연스럽게 성적에만 관심을 기울이면서, 학교 폭력에는 관심이 떨어지게 된다.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성적이 한 학생의 인생을 좌우한다고 생각하는 사회적 인식이, 이런 현상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학기 초가 아닌 하반기에 엽기적인 행태의 학교 폭력이 연이어 발생하고 이례적으로 가해 학생들이 구속까지 되며, 소년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청원이 이어질 정도로 학교 폭력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가해 학생이 피해 학생에게 가한 폭력의 수준은 보는 이로 하여금 그야말로 분노와 탄식을 자아내게 할 만큼 잔인했기에, 이를 예방하지 못한 우리 사회의 안일한 태도도 지적받고 있다.
사실 우리는 이미 모든 범죄가 그러하듯 학교 폭력도 예방이 최우선임을, 그리고 그 예방의 시작은 사회적 관심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학기가 진행될수록, 특히 연말이 다가올수록 학기 초와 같은 관심을 유지하지 못하고 방심하게 되면서, 사각지대에 놓인 학교 폭력을 초기에 감지하지 못하고 결국 끔찍한 참사를 맞이하게 된다.
따라서 이제는 학기 초에만 학교 폭력에 반짝 관심을 기울이기보다는, 비록 어렵고 힘들더라도 학기 초와 같은 관심이 1년 내내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학생들과 다양한 채널로 소통하며 학교 폭력의 발생 자체를 막야 하며, 설령 발생하더라도 초기에 적극적인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는 피해 학생들이 그렇게 끔찍한 폭력을 당할 때까지 지켜주지 못한 우리 사회가 짊어져야 할 최소한의 반성이자 책임이다.
임덕세 대전둔산경찰서 갈마지구대 경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