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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새로운 도전, 사회복무요원의 복무

백운집 대전충남지방병무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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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06.07 17:24
  • 기자명 By. 충청신문
 
[충청신문=백운집 대전충남지방병무청장]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환경과 마주한다. 때로는 낯선 환경에 힘들어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런 환경에 잘 적응해 새로운 인생이 펼쳐지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이 환경에 적응을 잘하고 못하는 원인을 한 개인의 능력 때문이라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마중지봉(麻中之蓬)’이라는 말이 있다. 삼 밭 속의 쑥이라는 뜻이다. 쑥은 보통 곧게 자라지 않지만, 똑바로 자라는 삼과 함께 있으면 붙잡아 주지 않더라도 스스로 삼을 닮아 가면서 곧게 자란다고 한다. 사람이 생활하는 데는 주변 환경과 사람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우리나라 남자에게 병역의무는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환경에 대한 도전이다. 
 
특히, 사회복무요원은 병역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우리 주변의 다양한 기관에서 복무를 하며 낯선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사회복지 업무를 수행하기로 하고, 잠시 스쳐 지나가기만 하던 지하철역이나 철도역에서 복무를 하기도 한다. 또한, 국립공원이나 휴양림처럼 여가를 즐기기 위해 다녔던 곳에서 일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평소에는 잘 알지 못하거나 관심을 두지 않던 낯선 환경에 적응하면서, 24개월간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것은 사회복무요원이 받아들여야 할 숙명일 수 있다. 
 
병역의무이기 때문에 복무에 대한 적응을 사회복무요원에게만 강요하는 것은 그들에게는 지나친 희생으로 느껴질지도 모른다. 쑥이 삼과 함께 자라면 올곧아지듯이 우리 사회는 사회복무요원이 더욱복무기관에 잘 적응하고 명예롭게 병역의무를 마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복무기관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대전의 한 지하철역에는 몸이 불편한 어머니와 단둘이 생활하면서 초등교육과정도 마치지 못하고 복무를 시작한 사회복무요원이 있었다. 사회생활이 전무해 처음에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고, 지시를 이해하지 못해 실수가 많았다고 한다. 이런 사회복무요원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다가가 준 사람은 지하철역의 역장이었다. 틈만 나면 직원들과 함께 야구장, 축구장 등을 데리고 다니며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하나하나 자상하게 가르쳐 주면서 사회복무요원의 적응을 도왔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사회복무요원이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줘 복무 기간 동안 초·중·고졸 검정고시를 모두 합격하였다. 복무기관의 이러한 노력에 사회복무요원도 항상 성실하고 즐거운 자세로 복무에 임했다고 한다. 기관의 관심과 사랑으로 복무를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면, 사회복무요원이 더욱 성실하게 복무하고 사회에 잘 적응한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사회복무요원 복무를 명예롭게 생각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 또한 중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회복무요원이 집에서 출·퇴근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현역병에 비해 편하게 군복무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에는 현역으로 복무하기에는 신체 등의 조건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은 배제되어 있다. 
 
중요한 사실은 사회복무요원들도 좋지 않은 여건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한다는 것이다. 방법이 다르더라도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자체만으로도 박수를 보내야 하지만 아직은 현역병에 비해 사회적인 관심과 대우가 부족하다.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오해와 편견보다는 칭찬과 격려를 통해 성실히 복무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나아가 사회복무요원 복무를 명예롭게 생각하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는 많은 사회복무요원이 자신의 자리에서 성실히 병역의무를 이행하고 있다. 때로는 주변의 무관심에 때로는 그릇된 사회적 편견에 힘들어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회복무요원들은 묵묵히 그들의 임무를 완수한다. 
 
여기에 우리의 관심과 사랑을 보태 사회복무요원이 보다 더 복무를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면, 이들은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존재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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