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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곰 세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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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03.28 18:16
  • 기자명 By. 충청신문
▲ 나영태 마음 쉼 한의원 원장

“곰 세 마리가 한 집에 있어, 아빠곰 엄마곰 애기곰~” 저희 애들이 참 좋아합니다. 어딜 이동하든지 차에서는 꼭 한 번씩 틀어줍니다. 아이들은 곰 세 마리 하면 이 동요가 바로 떠 오르겠지요. 사실 전 곰 세 마리 하면 ‘40대 남성 어깨’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직업병입니다. 어깨에 뭐가 올라가 있는 것처럼 무겁고 뒷목도 불편하고 머리도 무겁고요. 많은 분들이 느껴본 증상일 겁니다. 비단 40대 남성만 그런 것은 아닐 거에요.

한의학에서는 ‘경항여추(頸項如錘)’ 라고 표현합니다. 경항이라는 것은 목의 뒷덜미와 어깨 부근을 말하는 것이고요 ‘추를 매달아 놓은 것 같이 무겁다’라는 뜻입니다.

보통은 그쪽이 무겁게 느껴지거나 통증이 느껴진다면 대부분 주무르게 되죠? 주무르면 보통은 잠시 시원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이것도 잠시, 그 방법 만으로는 치료가 쉽지 않아요. 경락 마사지나 안마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근본적인 치료가 쉽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언뜻 보면 아주 단순한 증상일 것 같은데 말이지요. 주로 피곤할 때, 잠 못 잤을 때, 스트레스 받을 때 이럴 때 생기는 증상이니 좀 쉬면 좋아질 것 같기도 하고 주무르거나 시원하게 하면 나을 것 같잖아요? 그런데 잘 낫지 않아요. 그 이유는 같은 증상임에도 사람들마다 원인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발생한 지 얼마 안 된 ‘곰 세 마리 증후군(이하에서는 위 증상을 곰 세 마리 증후군이라고 지칭하겠습니다)’의 경우 주무르는 것 만으로도 금방 효과를 보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습니다. 만성화된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곰 세 마리 증후군’의 원인을 단계별로 나누어 설명드릴 테니 참고하시고 치료에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가장 심한 경우부터 볼까요? 먼저 원인이 발바닥에서부터 시작한 경우입니다.

족저근막이나 족궁(足弓, foot arch, 발바닥 안쪽의 움푹 들어간 부분, 체중의 분산을 유도)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경우입니다. 그 다음은 종아리부터 시작한 경우, 엉덩이에서 시작한 경우, 배에서 시작한 경우, 흉곽에서 시작한 경우 이렇게 크게 다섯 가지 정도로 원인을 나눌 수 있겠습니다.

발바닥은 사실 어마어마한 탄성을 가진 고무줄로 모양이 유지되는 활입니다. 그 활은 고무줄로 인해 엄청난 반발력과 탄성을 갖게 되고 반대로 고무줄이 굳거나 끊어지면 아무 일도 하지 못하게 되는 그런 활입니다.

고무줄은 족저근막과 발바닥의 기타 근육들에 해당이 되고요, 활은 주변의 뼈에 해당합니다. 자 이제 각자 발바닥부터 만져보세요. 안쪽부터 찬찬히 눌러보면 엄청 아픈 점이 있을 거에요. 그 점을 매일 밤마다 수행한다 생각하시고 풀어주세요. 지압봉도 좋고 손가락도 좋고 뭐든 좋습니다. 발바닥 족저근막 부근이나 족궁 부근에 뭉친 점이 있다면 꼭 풀어주세요. 그리고 걸음걸이나 서있는 자세 등을 스스로 잘 관찰해 보시길 바라요.

발바닥 단계에서 균형이 무너지면 그 다음 단계로 종아리나 정강이에 문제가 생깁니다. 적은 힘으로 균형을 잡는 일을 하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강한 힘을 써야 한다면 근육 자체에 무리가 가겠죠? 그래서 종아리 안쪽의 근육이 뭉치게 됩니다.

그 다음 단계로 엉덩이 문제가 생깁니다. 사실 엉덩이를 본인이 눌러보기란 힘듭니다. 누가 눌러보고 체크를 해줘야 알 수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테니스공을 바닥에 놓고 엉덩이로 깔고 앉아서 엉덩이 구석구석 눌러줘 보세요. 분명히 특이하게 아픈 점이 있을 겁니다. 근육이 뭉쳐있을 가능성이 농후하지요. 엉덩이는 허리를 보조하지만 골반의 안정성과 다리의 움직임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발바닥이나 종아리 등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즉각 영향을 받게 됩니다.

그 다음에는 배 문제 인데요, 엉덩이까지 문제가 올라오다 보면 어느새 몸은 구부정하게 되어 버립니다. 몸이 구부정해지면 배는 어떻게 될까요? 마치 접힌 것처럼 모양이 형성되겠지요? 복직근이나 복사근이라 불리는 내장기를 덮고 있는 배꼽 주변의 근육들이 만성적으로 짧아지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늘어나야 되는 상황에서 충분히 늘어나지 못해 동작이 항상 구부정해지게 됩니다.

이로 인해 가슴도 충분히 펴지지 못하고 가슴까지 구부정해지는 형태를 유지하게 되지요. 그런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목과 어깨는 구부러지고 경직된 상태를 유지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 짐볼을 이용하면 참 좋아요. 짐볼을 등으로 깔고 누우면 거북이를 뒤집어 놓은 것 같은 자세가 되겠죠? 3~5분 정도씩 자기 전에 이런 스트레칭을 해주면 복부의 경직을 최대한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흉곽의 경직, 비틀림의 경우는 등 뒤로 깍지 끼고 스트레칭, 보행 등이나 서로 등 대고 팔짱 껴서 스트레칭 해주기 등도 도움이 많이 되겠습니다.

오늘은 발바닥부터 체크를 쭉 해보세요. 그리고 혼자 하기 힘드시다면 꼭 전문가와 상의 하시기 바랍니다. 늘 쾌차하세요.

나영태 마음 쉼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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