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청주] 신민하 기자 = 지난해 사상 첫 흑자 달성과 전국 공항 가운데 이용객 증가율 1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 청주공항의 비상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추진 여파로 국제선 이용객의 90% 이상이 중국인인 청주공항이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중국인 이용객 발길이 끊기면서 매출이 곤두박질친 공항 내 면세점이나 주요 식당가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지난 13일 오후 1시 47분께 닝보(寧波)를 출발, 청주에 도착한 이스타항공 JE892편은 텅텅 비다시피 했다. 전체 183석 중 9명만 타 탑승률이 4.9%에 불과했다.
같은 날 오후 2시 35분 선양(瀋陽)에서 들어온 이스타항공 JE802편 역시 149석 중 48석을 채우는 데 그쳤다.
올여름 청주공항에서 6개 중국노선을 운항할 예정이었던 이스타항공은 옌지를 제외한 나머지 노선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다른 항공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청주공항서 중국노선을 운항하는 5개 항공사가 올 하계기간 띄우기로 했던 총 31편(1주일·편도기준)의 항공기 가운데 23편의 운항을 취소했다.
국제선이라고는 중국노선이 유일한 무안공항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지난해 200편(중국∼무안) 가깝게 운항했던 전세기가 올해는 단 한 편도 없다.
주 2회 운항하던 아시아나항공의 베이징(北京) 정기노선 운항도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23일까지 한 달가량 한시적으로 중단된다.
중국인 이용객 감소는 비단 항공계뿐만 아니라 공항 내 면세점과 식당가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청주공항 내 시티면세점은 중국 관광객이 자취를 감추면서 폐업 위기에 처했다.
2014년 12월 중소기업 활성화 정책의 하나로 대기업이 주도하던 면세점 사업에 뛰어든 이 업체는 27개월간 단 한 번도 임대료를 연체하지 않고 납부해왔으나 최근 사정이 달라졌다.
지난달 하루 매출이 100만원이 채 안 되는 날도 있을 정도로 매출이 급감했다는 게 면세점 측 설명했다.
이 업체는 지난달 중소기업진흥청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임대료를 냈다.
직원이 16명인 이 업체는 호소문을 내는 등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공항 내 식당가도 마찬가지다.
청주공항 내 한 음식점 관계자는 “입국 중국인이 급감, 예전보다 40% 정도 매출이 줄었다”며 “그나마 국내선 이용객이 있어 겨우 풀칠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사드 여파로 타격을 받은 업계를 돕기 위해 충북도와 관계기관들이 대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