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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아침에] 송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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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09.18 14:40
  • 기자명 By. 충청신문
▲ 허영희 대전보건대 간호학과 교수

[충청신문=허영희 대전보건대 간호학과 교수] 음력 8월 15일 오늘은 연휴가 최장 6일이나 되는 즐거운 추석, 한가위이다. 가을의 가운데를 의미하는 ‘한가위’의 ‘한’은 ‘크다’는 뜻이다. 크다는 말과 가운데라는 말이 합해진 것으로, 한가위란 8월의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란 뜻이다. 또는 가을의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라고 할 수도 있다. 따라서 한가위란 큰 날 또는 큰 명절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2주전부터학생들이나, 교수들은 개강하자마자 추석만 손꼽아 기다렸다. 최고의 명절 추석보다는 사실 최장의 연휴가 기다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잠시간 나의 본분을 다하고 싶어 추석의 개념과 송편에 대한 의미를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음력 8월을 중추지월(中秋之月)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한자음에 따른 것으로 가위는 곧 가을의 가운데라는 의미를 포함한다. 월석은 달빛이 가장 좋다고 하여 붙여진 말이다(출처:한국세시풍속사전). 한민족의 대표적인 추석은 사계절 중 가을 계절에 해당하는 명절로 봄, 여름 동안 가꾸며 재배한 곡식 또는 과일을 수확하는 계절이라 특히 먹을 것이 풍성하고 사람들의 마음이 풍성해지는 명절이기도 하다. 추석 전날 학교에서는 어머니 일을 거들어 주라고 일찍 수업을 끝내고 집으로 보내어 주셨다. 하지만 밖에서 친구들이랑 좀 더 놀고 싶은데 어머니는 그런 나의 마음을 몰라주고 자꾸 송편 빚는데 참여하라고 강요를 하셨다. 그리고 동생이랑 뒷산에 가서 깨끗한 솔잎을 따 물에 헹구어 솔잎이 마르도록 부채질을 하도록 시키셨다. 그때는 송편 만드는 일이 제일 하기 싫었는데 내 머리 희끗해진 지금은 가장 소중한 나의 어릴 적 추억이 되어버렸다.

송편은 흰 떡 속에 솔잎에서 발산되는 소나무의 정기(精氣)를 침투시킨 떡으로, 이것을 먹게 되면 솔의 정기를 체내에 받아들임으로써 소나무처럼 건강해진다고 사람들은 여겼다. 송편은 쌀가루에 무엇을 첨가하느냐 또는 소로 무엇을 넣느냐에 따라 그 종류가 다양하다. 멥쌀가루에 모시잎 찧은 것을 섞어 반죽한 모시잎 송편, 송기를 넣어 빚는 송기송편 이 외에도 도토리 가루와 칡 가루, 호박 가루를 섞어 빚는 도토리, 칡, 호박송편이 있다. 또한 흰 송편에 여러 가지 색으로 꽃모양을 내어 화려하게 빚은 송편을 꽃 송편이라 하며, 매화꽃과 같이 꽃의 모양을 본떠 만든 매화송편이 있다(출처: 한국세시풍속사전).

옛날 어르신들이 하신 말씀 중에 처녀가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잘생긴 남편을 만나고, 임신한 여인네가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어여쁜 딸을 낳는다고 하였다. 해서 나랑 동생들은 송편 빚기에 최선의 정성을 다 하였는데, 특히 임산부가 덜 익은 송편을 깨물면 딸을 낳고 잘 익은 송편을 깨물면 아들을 낳는다고 하여 찐 송편을 일부러 씹어보기도 한다고 하였다. 또한 송편 속에 솔잎을 가로로 넣고 찐 다음 한쪽을 깨물어서 솔잎의 귀쪽이면 딸이고, 뾰족한 끝쪽이면 아들을 낳는다고 하였다.

또한 송편에 담긴 다른 이야기도 있다.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교과목 선생님께서 들려주신 말씀이다. 옛날 백제시대 의자왕 때 ‘백제는 망한다’라는 이상한 소리를 내며 땅속으로 들어간 거북이가 있었는데, 화가 난 의자왕이 그 거북이를 땅위로 끌어 올렸다고 한다. 그런데 그 거북이 등에는 이상하게 새겨진 글이 있었는데 “백제는 달과 같이 둥글고 신라는 달과 같이 새롭다”는 내용으로 이 뜻은 ‘백제는 이미 가득 찬 달이고 그 운을 다하였으며, 신라는 달과 같이 새롭게 차오를 것’라는 의미였다고 한다. 그러나 백제 사람들은 이를 부정하였고, 신라 사람들은 반달을 닮은 떡을 만들며 이 말이 실현되기를 간절히 빌었는데 이것이 송편의 기원이 되었다고 하셨다.

추석 전날 평소에 애용하던 떡집에서 여러 가지 송편을 사가지고 집으로 왔다. 주로 내가 좋아하는 소들 중심으로 구입하였는데 은근히 신이 났다. 헌데 작은 딸이 한마디 하였다 “송편 만드는 재미도 명절 날 추억인데, 엄마는 우리한테 뭘 물려 줄건데.” 갑작스런 딸 아이의 발언에 괜시리 미안해지면서 송구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우리식구들 마음이 나랑 많이 다르구나! 그리고 왠지 내년 추석은 힘들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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