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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청춘보다 즐겁게 사는 70대 어르신들!

<세현 노인대학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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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2.05.29 18:30
  • 기자명 By. 염광섭 기자

- 93세 나이에도 한글 깨우쳐 편지 읽는 할머니
-정부와 市의 지원 없어 갈수록 운영 어려워…

 

청주 세현순복음교회 노인대학의 어르신들이 20대 청춘보다 즐겁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고 있어 인근 노인 분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들은 노래와 건강 체조를 통해 노년의 삶을 즐거움과 행복함으로 생활하고 있으며, 한글학과, 영어학과, 컴퓨터학과, 서예학과, 일어학과, 성경학과, 스포츠댄스학과, 바둑학과, 합창반 등 총 12개 학과를 통해 500여 명이 등록, 노인대학 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 23일 세현노인대학 특별강사로 초청된 복대교회 김광연 노인대학 학장은 이날 강의에서 “청남대 꽃동산을 다녀왔는데 그 곳의 화려한 꽃들보다 세현노인대학에 있는 여러분들의 꽃이 더 아름다답다”며, “각 가정에서 시어머니 노릇하려고 하지 말고 이곳 노인대학에 나와서 인생을 즐기고 남은여생을 건강하게 살아가자”고 말했다.

또 세현교회 소속이면서 올해 75세인 권정민 권사는 같은 노인이면서도 노인대학 내 다른 어르신들을 위해 직접 레크레이션 강사로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권정민 권사는 “30년 가까이 세현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면서 노인대학이 처음 설립되고 시작할 때부터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며, “같은 연령 때로서 그 마음을 잘 알기 때문에 외로운 분들을 더욱 즐겁게 해주기 위해 힘들어도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해 오랜 세월 봉사로 다져졌음을 보여줬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이들뿐만 아니라 한글반에는 올해 93세의 할머니가 하얀 백발의 머리에도 불구하고 한글을 깨우치고 있었다.

이 할머니는 “지금은 혼자 버스도 타고 직접 편지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한글을 깨우쳐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며, “노인대학에 나오니 한글도 배우고 건강도 찾고 너무나 기쁘고 사는 게 즐겁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은혜 원로사모가 이끄는 70대 전후의 할머니들로 구성된 합창반은 충북 노인종합복지회에서 개최하는 합창대회에 참가해 장려상 등을 여러 차례 수상하는 영광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합창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하고 합창복도 준비해야 하는데 어려운 재정으로 최근에는 참가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전했다.

이곳 노인대학의 어르신들은 멀리는 보은군과 증평군, 청원군 미원면 등에서 찾아오는 분들까지 있으며, 인근 지역에서도 많은 분들이 이 노인대학을 찾고 있다.

현재 교회 어르신들이 20%가량이며,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분들이 80%에 달할 정도로 다양하고 많은 분들이 이 노인대학을 찾아 배우고 익히며 즐거운 노후를 보내고 있다.

세현노인대학(학장 김학구 장로)은 1979년 IMF 경제위기와 함께 생활고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변 어르신들을 위해 세현순복음교회가 지역사회 환원이라는 봉사에서부터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교회 주변의 경로당 어르신들과 환경미화요원 등 어려운 분들에게 무료로 중식을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 현재 노인대학과 전문복지 기관으로 변모하게 됐다.

세현노인대학은 노인층이 겪고 있는 소외와 고민, 건강의 해결을 교회가 평생교육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책임져야겠다는 마음으로 2003년 3월 설립과 동시에 운영에 들어갔다.

이 대학 김학구 학장은 “시대의 변화와 가치관의 변화에 따라 노인들의 가정적, 사회적 위치가 흔들리며 급속한 사회변화에 적응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이런 노인들을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과 교제함으로써 새로운 영적세계를 체험하게 해 새로운 힘을 얻고 삶에 대한 자신감과 마음의 평안을 얻어 자신의 삶의 질을 높이도록 도와주고, 자기 관리 능령을 신장시키고 잠재능력을 개발하며 갖가지 생활정보를 얻게 함으로써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할 수 있고 능동적인 삶을 추구하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세현노인대학은 기관에서 운영하는 노인대학을 제외하고는 청주시로부터 사설 노인대학으로 인가가 난 유일한 노인대학이다.

현재 이 노인대학은 시나 기관으로부터 일체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어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며, 2003년 설립 이후부터 지금까지 세현순복음교회의 재정 지원으로 운영이 되고 있어 500여 명에 달하는 어르신들에게 100% 만족을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유능한 강사들이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지만 강사료나 프로그램 운영비가 턱없이 부족한 상태이다.

또 매주 수요일마다 300여 명의 어르신들에게 중식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교회 성도들이나 스스로 어르신을 섬기기 위해 참여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있기에 가능하다.

김학구 학장은 “매주 수요일마다 300여 분의 어르신들이 노인대학을 찾아 스스로 배우고자 하는 학과를 등록해 즐거운 마음으로 배우고 있는데 재정적 어려움으로 더 잘해드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시나 각 기관에서 아주 작은 지원만 있더라도 소외 받고 외로워지는 노후를 노인대학을 통해 건강하고 외롭지 않게 보낼 수 있는데 정부나 시의 외면하는 정책이 너무나 아쉽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진천/염광섭기자 sky3006@dailyc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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