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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중장년 근로자 10명중 3명 비정규직…

안경희 대전고용복지플러스센터 취업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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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4.03.27 16:17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안경희 대전고용복지플러스센터 취업전문강사
우리나라 55∼64세 임금근로자 10명 중 3명은 비정규직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이런 중장년층의 고용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해 과도한 임금 연공체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시급하다는 게 국책연구원의 제언이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0일 이러한 내용의 '중장년층 고용 불안정성 극복을 위한 노동시장 기능 회복방안'을 발표했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55∼64세 임금근로자 중 임시고용 근로자의 비중은 34.4%였다. 이는 OECD 회원국 36개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성별로 보면 남자가 33.2%, 여자가 35.9%로 OECD 평균(남자 8.2%·여자 9.0%)의 4배에 달했다.

특히 해고가 자유로운 노동 시장으로 알려진 미국과 비교해도 고용 불안정성이 두드러졌다. 연령별 임금근로자의 중위 근속연수를 살펴보면, 남성 임금근로자는 40대 중반 이후 중위 근속연수 증가세가 멈추고 50대부터는 급락했다. 여성은 30대 중반 이후로 중위 근속연수가 더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년층 정규직이 부족한 배경으로 한국 사회에 깊이 자리 잡고 있는 ‘과도한 연공서열형 임금 구조’가 꼽힌다. 근속연수가 10년에서 20년으로 높아질 때 우리나라의 임금 상승률은 평균 15.1%다.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중장년층 근로자에 대한 정규직 노동 수요 자체가 부족해서다. 2019년 기준 인구 대비 정규고용 비중은 55~64세 남성이 32.2%, 25~54세 여성이 43.1%에 불과하다. 같은 시기 OECD 평균(이스라엘·멕시코는 제외)인 47.2%, 50.3%를 크게 밑돈다. 더구나 저임금 · 저숙련 일자리 외의 고임금 · 고숙련 일자리는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현 노동 시장 구조는 여성의 경력 단절 현상을 심화하는 원인으로도 지적됐다. 출산·육아로 정규직 일자리를 떠나면 재취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아예 출산·육아를 포기한다는 것이다.

낮은 중장년 정규직 노동 수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선 대기업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정규직 임금의 연공성을 완화해나가야 한다고 한 연구위원은 주장했다. 생산성이 빠르게 증가하는 기간 이후로 연공서열에 의한 임금 상승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직무와 성과에 따른 임금 상승이 이뤄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비정규직 보호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당해고 시 금전 보상액의 경우 해외 사례와 유사하게 근속연수에 따라 비례적으로 증가하지만, 일정한 상·하한을 두는 방식이 적절하다고 했다. 이외에도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구직급여 재설계 등 고용 안전망 강화 방안도 제시했다.

임시고용은 기간제, 파견 및 일일 근로자 등을 일컫는 것으로 정규직에 비해 불안정한 고용 상태다. 우리나라 중장년층의 고용 불안정성이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인 것이다.

연령별 근속연수 중윗값을 보면 우리나라 남성 임금근로자는 40대 중반 이후 근속연수 증가세가 멈췄다. 특히 제도적 최소 정년인 60세 이후 급락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현 직장에서 일하는 기간이 짧은 노동자가 점점 늘어난다는 의미다.

반면 미국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중위 근속연수도 높아졌다. 1년 이하 근속자 비중도 남성은 40대 중반, 여성은 30대 중반 이후 높아졌다. 근속연수가 정규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비정규직 비중이 높아진 데 따른 결과다.

이처럼 중장년층 정규직이 부족한 배경에는 과도한 연공서열형 임금구조가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근속연수가 10년에서 20년으로 높아질 때 우리나라의 임금 상승률은 평균 15.1%였다. 이는 비교 가능한 OECD 27개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규직 임금의 경직성과 함께 작동하는 강한 정규직 고용 보호도 다른 나라보다 중장년 정규직 채용을 낮추는 요인으로 거론했다.

한 연구위원은 "낮은 중장년 정규직 노동수요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로 이어진다"며 "정규직으로 한 직장에 오래 머무르는 근로자는 높은 임금과 정년까지의 안정성을 누릴 수 있지만, 어떤 이유로든 기존 직장을 이탈한 중장년층 근로자는 재취업 시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현 노동시장 구조는 여성의 경력단절 현상을 심화하는 원인으로도 지적됐다. 출산·육아로 정규직 일자리를 떠나면 재취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아예 출산·육아를 포기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현재 논의되고 있는 정년 연장의 효과는 현 노동시장 구조에서는 꼭 필요 할것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기도 하다. 채용시장의 다양성을 생각한다면 필자는 다양한 방법으로 중장년층들의 재취업과 정규직전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때인 것 같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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