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던 혈액재고보유량에도 경칩이 찾아왔다. 추운 날씨와 명절, 방학으로 혈액재고보유량이 평균 5일분 이하로 떨어졌던 힘든 시기를 지나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혈액수급위기단계는 하루 의료기관에 공급되는 적혈구제제를 기준으로 혈액보유량이 5일분 미만은 관심, 3일분 미만은 주의, 2일분 미만은 경계, 1일분 미만은 심각으로 구분하고 있다.
대전세종충남혈액원에서는 약 230개의 의료기관에 평균 600unit 혈액제제를 공급하고 있다. 적정재고 보유량인 5일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 지역 기준으로 1일 평균 약 800명의 헌혈 참여가 필요하다. 그러나 특정 시기에는 80% 정도만 헌혈에 참여하며, 적정 혈액재고보유량인 5일분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적정 혈액 재고를 보유하지 못한다면, 대형사고 혹은 다량의 수혈이 필요한 부상자가 발생할 경우 일시에 혈액을 제공하지 못해 어려움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충분한 혈액 재고 확보가 관건이다.
헌혈은 헌혈의 집 또는 헌혈버스에서 이루어지고, 이렇게 채혈된 혈액은 채혈된 시점에서 8시간 이내에 각 성분제제별(농축적혈구, 농축혈소판, 신선동결혈장)로 제조돼야 한다. 혈액운송차량이 긴급 운송 차량으로 법으로 규정되고 있는 것도 혈액제제를 신속하게 하기 위함이다.
성분 제제된 혈액이 바로 환자에게 수혈되는 것은 아니다. 혈액검사센터는 채혈된 혈액에 대해 혈액검사(ALT, 에이즈, C형간염, B형간염 등)를 실시하고, 이상으로 판정된 혈액은 수혈 부적합으로 폐기한다.
정상으로 판정된 혈액만이 혈액보관장비 및 시설에 보관되고, 각 성분제제별로 적정보관온도(적혈구제제 1~6℃, 혈소판제제 20~24℃, 혈장제제 -20℃ 이하)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24시간 온도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며 적정온도를 확인하고 있다.
혈액을 많이 사용하는 대형병원뿐만 아니라 중소병·의원에도 혈액을 신속하게 공급하기 위해 24시간 공급체계를 갖추며, 의료기관 서비스를 강화하고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결국, 지역 혈액 수급을 책임지는 적십자 혈액원이 안정적으로 혈액을 의료기관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시·도민들의 꾸준한 헌혈 참여가 필요하다. 따뜻한 봄날에 야외활동도 하고, 인근 헌혈의 집에서 헌혈로 따뜻한 생명 나눔도 이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