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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주시, ‘올바른 언론시장 만들기’ 못 하나? 안 하나?

정영순 공주주재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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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4.02.13 11:46
  • 기자명 By. 정영순 기자
▲ 정영순 공주주재 국장
▲ 정영순 공주주재 국장

기사인지 저잣거리 푸념인지, 언론사 지면인지 개인 블로그 일기장인지 구분이 안 된다면?

아무리 언론사와 기자의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해도, 일기와 기사의 경계가 얄팍해졌다 하더라도 언론사가 이리도 쉽게 들락날락할 수 있는 공간인지?

필자가 ‘무늬만 언론’, ‘명함만 기자’가 판치는 공주시 언론시장을 보는 냉철한 분석이다.

현재 공주시는 10만여 인구에 100여명에 가까운 기자들이 시청에 밥줄을 대고 있다.

기관에서 보도자료를 보내주고, 그것을 복사해서 붙여넣기만 하면 되니 딱히 취재력이나 발굴기사나 기획 탐사 보도를 위한 노고도 필요가 없다.

기자 자질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별다른 판단 없이 취재 편의(보도자료 배포 등)를 제공하고 광고비를 무한 집행하는 공주시의 문제가 가장 크다.

공주시가 시청 홍보대행사 개념의 기자들과 유착하다 보니 소문을 듣고 여기저기서 사이비 기자들이 몰려오고 공주시의 세금이 줄줄 새고 있다.

언론이라는 권력과 책임의 양은 동일해야 하건만 언론을 빙자한 사이비 기자들에게는 책임을 물을 길이 없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기자랍시고 시청 등 공공기관에서 거드름 피우며 권력인 양 으스대는 배불뚝이 기자들, 그들에게 언론은 과시용 선전도구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그 덕분에 열심히 일하며 ‘정론직필’하는 기자들의 ‘값어치’도 몽땅 도매금으로 싸구려 취급받는다.

취재에 의한 생생한 기사, 날카로운 지적과 촌철살인의 평론은 극히 일부 ‘진짜 기자’들로부터만 가뭄에 콩 나듯 할 뿐이다.

너나없이 똑같은 보도자료로 국화빵 기사들만 판치는 언론을 보는 시민들의 피로감은 날로 높아져 가고 있다.

경제학에서는 ‘매몰 비용 오류’라는 말이 있다. 돈이나 시간, 노력 등을 투입한 일에 대해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그 일을 지속하려는 현상을 의미한다.

사이비가 판치는 기자들에게 광고비와 보도자료를 남발하며 그들을 끌어안고 가는 공주시의 인지부조화가 지금 딱 그 현상이다.

이제는 복사·붙여넣기로 달콤한 보도기사만 양산하고 가짜 언론들이 대우를 받는 상황은 중단되어야 한다.

바르게 가는 기자들과 시민들을 위해서도 사라져야 하는 나쁜 풍토다.

공주시가 지금이라도 언론에 대한 평가와 그에 따른 비용 집행 등을 철저히 재검토해야 한다.

매체력은 있으나 기자 개인의 역량이 부족한 곳, 기자의 능력은 뛰어나도 언론사의 매체력이 떨어지는 곳 등 다양한 것들을 객관적으로 정량평가해야 한다.

그렇게 가짜 언론인을 퇴출하고 나아가 시민들의 혈세를 지켜내야 한다.

공주시가 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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