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아침을 열며] 밴드왜건 효과

허영희 대전보건대 간호학과 교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24.01.21 10:17
  • 기자명 By. 충청신문
▲ 허영희 대전보건대 간호학과 교수
편승 효과(便乘效果) 또는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는 어떤 선택이 대중적으로 유행하고 있다는 정보의 선택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효과를 말하는데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속담과 비슷한 의미를 담고 있다. 사실 밴드왜건 효과는 우리 삶의 여러 측면에서 우리의 행동과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심리적 현상을 포함하고 있다.

우리들이 살아가고 있는 세상 사람들이 올바른 행동 방침을 확신하지 못하거나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내리기에, 충분한 지식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특히 밴드왜건 효과는 많은 사람에게 주도권을 휘두르고 있는 것 같다.

대다수 사람은 순응을 선택한다. 순응은 밴드웨건 효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사람들은 무리에 적응하거나 사회적 고립을 피하거나 누락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기 위해서 군중을 따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장점이나 단점을 비판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대부분 인기 있는 트랜드 또는 아이디어를 채택한다.

밴드왜건 효과는 우리들의 삶 안에서 특히 나 가까이에서 쉽게 발견하게 되었는데 한 예로 11년 전 우리 학교 지하 2층과 지금을 비교해 보면 주차된 차 중 수입차가 80% 이상이다. 학교 재정이 좋지 않아 4년째 임금동결 상태이고 살기 팍팍하다 토로하면서, 보이는 직원들의 소비 성향은 이해하기 힘든 진풍경으로 보인다. 학생들도 마찬가지이다. 새로운 스마트폰이나 패션 아이템이 인기를 얻으면 학생들은 단순히 인기 있는 선택으로 인식하고 구매하고자 하는 집중적 경향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또한 정치도 이와 같다. 유권자는 정치인들의 정책이나 자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보다는 인지된 인기에 따라 후보를 지지하고 목소리를 모으니 개딸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고 칼부림이라는 끔찍한 광경을 접하게 되니 정치에 대한 혐오감마저 생겨났다. 사실 밴드왜건 효과 원래의 취지는 기본 원칙을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더 많은 정보에 입각한 선택을 할 수 있고 트랜드나 아이디어의 내재적 가치가 아닌 인기에 좌우될 때를 인식하는 법을 정확히 배울 수 있도록 하는 네트워크 효과이기도 하다.

타인의 말이나 행동에 영향을 받는 것은 인간의 공통된 속성이다. 작년에 친구가 소개해 준 전북 완주군 산자락에 있는 경치 좋은 카페를 찾아갔다가 본의 아니게 크게 곤란한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빗길에 들려오는 네비게이션 안내에 집중도 안 되고 앞이 안 보여 갑자기 두렵고 불안한 맘에 할 수 없이 중간에 핸들을 돌리게 되었다. 포기하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가까운 카페에서 계획에도 없었던 쓴 커피를 한잔 마시고 돌아왔었는데 바보가 된 기분에 한동안 우울하였었다.

소위 맛집 투어에 실패한 후 대전 인근에 있는 전망 좋고 디저트가 훌륭한 맛집 카페에 대하여 1주일 동안 인터넷 구석구석을 뒤졌었다. 그리고 난 후 딸들이랑 한곳씩 탐방하였는데 6개월이나 걸렸었다. 하지만 보상받는 듯한 기분에 잠시 우쭐해지는 나의 모습에 새삼 더 바보 같았던 시간은 또다시 6개월 정도 소요되었다.

정리해 보면 밴드웨건 효과는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배제되지 않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유행을 따르려는 심리에서 유발되었고 자존감이 낮은 성향이 강할수록 강하게 나타나게 되는 듯하다. 즉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은 심리에서 다른 사람들이 구매하는 상품을 구매하여 나도 살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려고 하고 그 집단의 일부가 되었다는 귀속감에 안정감을 느끼고 싶은 욕구 충족들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새로운 밴드웨건 효과가 아닐까, 생각된다.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