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은 같은 목적을 가졌거나 같은 분야에서 이기거나 앞서려고 서로 겨루는 맞수를 말한다. 즉 서로 대립하거나 경쟁(선의의 경쟁까지 포함)하는 관계를 일컫는 말이다. 라이벌의 어원은 라틴어로 시내, 개천을 의미하는 리버스(rivus), 즉 스트림(stream)이다. ‘시내, 개천의 자원, 통행을 둘러싸고 싸우는 사람들’에서 ‘하나밖에 없는 물건을 놓고 다투는 사람들’, 혹은 ‘같은 분야에서 또는 같은 목적을 위해 선의로 경쟁하는 맞적수’ 의미로 발전하였다. 즉, 라이벌은 경쟁을 통해서 서로를 인정하고 발전하는 구도라 할 수 있다. 상대를 인정하는 마음이 없고 그냥 적의로만 가득 찬 관계이거나, 서로를 못 잡아먹어 안달인 구도는 라이벌이 아니라 그냥 적이다.
라이벌은 보통 스포츠에서 많이 등장한다. 축구 한일전이 대표적인 예다. 역사적으로 한 맺힌 우리나라는 일본에 대항하며 뭐든지 ‘최소한 일본에게만큼은 져서는 안 된다’라는 정신으로 사력을 다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FIFA 랭킹은 일본에 비하여 다소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양국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 국민의 일본에 대한 저항(라이벌) 의식이 강하게 녹아들어있기 때문이다. 지금 열리고 있는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 한일 결승전이 성사되어 통쾌한 승전고를 울리기를 기대해 본다.
라이벌의 예는 스포츠를 넘어서도 자주 등장한다. 우리나라 기업과 글로벌 기업 간의 라이벌 구도는 삼성전자와 일본 소니의 대결에서 삼성전자와 미국 애플로 발전하였다. 이처럼 기업 간 라이벌 구도는 끊임없이 바뀌고 심화한다. 라이벌이 가져다주는 발전적 의미를 우리가 공부하던 때로 확장해 보면 수긍이 간다. 공부의 방식은 크게 ‘집공파’와 ‘도서관파’로 구분할 수 있다. 집공파는 남을 의식하지 않게 되어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쉽지만, 도서관파는 주위의 시선(라이벌)을 의식하게 되므로 피동적으로 집중하게 된다. 도서관파는 매일 같은 자리에 같은 시간에 공부하는 그 누군가와 내적으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여 선의의 경쟁을 함으로써 상호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여러 국가시험에서 ‘도서관에서 눈앞에 보이는 4명보다 열심히 하면 합격한다는 생각으로 공부했다’라는 합격 수기를 접한 기억이 난다.
한편, 최근에는 집공파와 도사관파의 장점을 살린 ‘온라인 스터디’ 문화가 자리 잡았다. 스마트폰 어플의 발달로 수험생들 사이에서 발전한 것이다. 집에서 혼자 공부해도 어플을 이용하여 공부 시작과 끝, 하루 공부 시간 등을 공유하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 서로 공부하는 영상을 실시간으로 찍어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서로에게 건강한 긴장감을 조성하여 마치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듯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런 현상을 보면, 우리는 성장과 발전을 위해 적절한 라이벌 대상을 찾아 구도를 설정하고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이 목표 달성에 더 효과적임을 일상에서 이미 알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체육교육학을 전공한 나는 수업 때 교육 목표 가운데 하나인 도전 의식을 강조한다. 어느 전직 대통령의 어록처럼 상대가 너무 강해 나로서는 ‘깜냥이 안 된다’고 생각할지언정 라이벌(도전) 의식을 가질 수 있으면 가져야 한다. 그래야 개인이 발전하고 사회가 발전한다. 그렇다면 당신을 성장시킬 라이벌은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