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기자수첩] 10년 뒤에도 스키를 탈 수 있을까?

취재1부 윤지현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23.12.13 15:11
  • 기자명 By. 윤지현 기자
▲ 취재1부 윤지현 기자.

“우리 오늘 스키 탈 수 있는 거 맞아?”

최고기온이 20도에 이른 지난 주말 곤지암 스키장을 찾았다.

구름 한 점 없는 청아한 하늘에 쨍쨍한 해.

출발 직전까지 ‘이상기온 현상’으로 인한 취소 문자를 받을까 전전긍긍했다.

이토록 푹한 날씨는 처음이라 선루프를 열고 달렸다.

껴입은 내의가 민망할 정도로 따뜻했다.

도착한 스키장. 준비해 온 핫팩은 무용지물.

반팔을 입고 스키를 타는 사람들도 보였다.

한겨울에 한여름 차림의 스키장이라니 유독 이상한 올해 겨울이다.

인공 눈이 햇살에 녹아 질퍽해지고, 스키 날에 쓸려 듬성듬성 흙바닥도 보였다.

스키장이 수영장이 될 판국이었다.

한국스키장경영협회에 따르면 전국 스키장 중 3곳이 최근 3년간 문을 닫았다.

코로나와 온난화가 범인이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해 제설 관리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한때 겨울철 680만 명이 넘었던 스키 인구는 코로나 여파로 2020~2021년 시즌 140만 명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후 2021~2022년 시즌 380만 명으로 점차 회복하는 듯 보였지만, 이상 기후로 12월 눈 한 톨 내리지 않으면서 상인들은 울상이다.

과학 저널 ‘네이처 기후변화’에 따르면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4도 오르면 유럽 전역 스키장의 98%가 눈 공급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한다.

연구에 참여한 새뮤얼 모린 박사는 “모든 스키장이 점점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 스키 관광에 필요한 눈 공급과 관련한 위험이 제한될 것”이라고 충언했다.

가족·친구들과 함께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국내 대표적인 겨울 스포츠.

겨울 별미 ‘스키장’이 기억 속으로 사라질까, 심히 우려된다.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