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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에

마선옥 한국장애경제인협회 충북지회장·꿈제작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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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12.06 16:07
  • 기자명 By. 충청신문
▲ 마선옥 한국장애경제인협회 충북지회장·꿈제작소 대표
한해가 빗겨서는 12월이다. “절망에 찬 하루하루를 희망으로 만들어가자.” 책상 앞에 붙여 놓은 메모지에 쓰여 있는 내용이다.

필자 같은 중도장애인들은 평상시에 아플 때가 자주 있다. 그렇지만 필자의 성향상 가만히 있지 않고 자주 움직여 주는 편이다. 온몸이 통증으로 시달려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움직이자, 움직이자. 살아 있는 한 움직여야 한다. 평상시에 봉합 수술한 부위가 시리고, 아파도 움직이는 것만이 살길이다. 필자는 이렇게 지내는 날이 보통의 날들이었다. 일에 몰입할 때는 감사한 일이 생긴다. 통증을 잊는다는 것인데, 어쩜 자신이 자신에게 속아서 넘어가는 것 같다.

신기한 일이다. 가만히 있으면 스멀스멀 시리기 시작하는 오른팔 봉합 수술 부위가 아프기 시작한다. 이 고통을 잊기 위해서는 무엇인가에 몰입해야 한다. 강의 교안을 만들거나, 칼럼을 쓰거나, 산책하거나, 무엇이든 해야 했다.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매시 몰입하는 면이 있는데, 그렇게 생긴 습관이다. 누구나 살아가는 방법이 다르고, 다양한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다.

올해 가기 전에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기로 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는 이유는 개인이 자신의 의료 치료에 관한 결정을 미리 명확하게 표현하고, 미래에 만약 의학적으로 판단력을 상실하거나 의사결정 능력이 떨어진 상태에 놓이게 된다면 원하는 의료 처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면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몸에 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강화할 수 있다. 이는 개인의 의지를 중시하고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한다. 개인이 의료 의지를 사전에 명시함으로써, 가족 간에 의견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가족들은 환자의 명시적 의지를 알고 그에 따라 행동할 수 있으므로, 향후 갈등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료 의향서는 개인이 미래에 어떤 상황에서도 선호하는 의료 관리 방법을 명시함으로써 개인이 자신의 의료 생활에 대한 통제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의료진은 환자의 의학적 상태를 고려하여 최상의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환자의 명시적 의지가 없다면 의료진은 어떤 의료 결정을 내려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의료진에게 명확한 지침을 제공하여 원하는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전 연명 의료 의향서를 등록한 국민은 164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24시간 켜 놓은 전등불이래서 온몸의 생명 연장 장치를 달고 살아 있는 것은 원치 않는다. 연명의료결정법이 도입된 것은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다. 선택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놓은 일이다. 세상을 떠나갈 때, 온몸에 주삿바늘을 꽂고 혼미한 상태로 자식을 바라보는 것을 생각해 보았다. 참으로 마음 아플 것 같다. 건강할 때 자주자주 바라보자. 떠나갈 때 사람은 누구나 존엄하게 떠나가야 한다.

정신 있고 건강할 때 소중한 사람들을 자주 바라보자. 웃을 수 있는 일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자식들이 함께했던 일들을 생각하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도록 만들어가자.

2023년. 많은 일을 해냈다. 정리하다 보니 크고 작은 일들이 많았다. 지나간 일들을 발판으로 생각하고, 내년에 할 일들을 맞이하리라. 휴식하는 겨울을 보내고, 건강하게 새해를 함께 하고 싶다.

또 한 해가 가고 오고 한다. 많은 사람이 덜 쓸쓸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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