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세계적인 금리 인상 속에 한국도 예외일 수 없다는 일종의 불안심리 경고를 의미한다.
지난달 26일 공시된 은행권 정기예금(12개월 만기) 상품 36개 중 12개가 최고 4.0%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적금의 경우 12개월 만기 상품 기준 50개 중 16개가 최고금리 5.0%를 넘겼다는 소식이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해 하반기 ‘예·적금 대란’을 불러온 고금리 예·적금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다시금 금융기관의 수신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데 기인한다.
실제로 내년 1월까지 약 100조원 규모의 예·적금이 만기를 앞두고 있다.
은행권이 너도나도 만기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는 이유이다.
이 같은 예·적금 금리경쟁에 대전‧충청권도 가세하는 모양새다.
지난 18일 충북 청주 모충새마을금고는 연 8%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적금 상품을 출시했다.
월 100만원 한도, 12개월 만기 조건을 내건 특판은 판매 첫날부터 가입 희망자가 모여 은행 영업시간 전부터 번호표를 배부하는 등 ‘오픈런’ 상황을 연출했다는 전언이다
대전 둔산신협도 지난 25일 연 6% 금리를 제공하는 ‘보름달 적금2’를 출시했다.
창구 가입 때 월 납부금에 제한이 없고, 비대면으로 가입해도 1000만원 한도라는 파격적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가히 파격적이라 할 수 있다.
그 배경과 함께 향후 경고음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일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올해 중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은 발등의 불과 다를 바 없다.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내년 말까지 긴축기조 유지를 분명히 하는 셈이다.
이로 인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채무이자 부담이 커진 가계와 기업은 물론 국가도 휘청일 수 있다는 금융전문가들의 경고는 눈여겨볼 대목이다.
세계 총부채 규모는 올해 상반기 307조1000억달러(약 40경원)로 최고치를 경신한 상태이다.
결과적으로 세계적인 고금리 장기화는 한국 경제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어 경고음을 울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분기 101.7%로 세계 4위 수준이다.
가계부채는 최근 5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어 금융 불안 위험을 키우고 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올해 2분기 14조원이나 증가했고, 7월에도 5조9000억원 늘어났다.
문제는 지난해 4분기 0.66%였던 가계대출 연체율이 올 1분기 0.83%로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과도한 이자 부담 증가에 기인한다.
이른바 소비 여력을 감소시키고 기업 재무 상태를 악화시켜 금융시장 불안을 키우는 주요인이다.
실로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와 관련해 사안의 불확실성 중대와 함께 일말의 경계감을 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그 기저에는 최고치의 유가 상승, 미국과의 2% 금리 격차 등이 그대로 있는 만큼 우리의 실물경제 또한 그 파장에 따른 위기 대처방안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 추세의 이 민감한 시점에서 다시 한번 유비무환을 떠올린다.
미리미리 준비하면 탈이 없다는 얘기이다.
이를 겨냥한 정부의 다각적인 위기 대처방안이 그 어느 때보다도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