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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AI와 공존의 그늘

한보라 배재대 아트앤웹툰학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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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09.24 15:18
  • 기자명 By. 충청신문
▲ 한보라 배재대 아트앤웹툰학부 외래교수
초월이라는 말은 어떠한 한계를 뛰어넘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의 영역 또한 그러하다. 끊임없이 인간은 그 한계에 도전해 왔다. 그 대표적인 결과물이 인공지능(AI)이다. 그리고 이제는 그 AI가 우리를 대신해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 다양한 영역에서 아직은 미흡하지만, 인간을 대체하기 위해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그리고 세상은 그 밀려오는 AI에 우리의 자리를 하나씩 내어주며 잠식되어 가고 있다. 과거 AI는 인간 육체 노동집약적인 수준에서 보조적 역할만 했다. 하지만 현재 AI는 기계적 수준을 뛰어넘어, 인간의 지적 영역까지 그 방향성을 넓히고 있다.

필자가 속한 예술 분야 역시 예외는 아니다. 예술 분야는 지성의 집합체인 인간 고유의 창작 영역으로 대체 불가할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AI는 그런 예술 분야에서까지 많은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 편리성과 능률로 무장해 업무 환경을 변화시켜 그 근간까지 흔들고 있다. 불과 AI 열풍이 일은지 얼마 안 돼 실용 가능 수준까지 다다른 것이다. 그렇다 보니, 그간 우리가 알고 있던 관습과 인습 법제들 사이에서의 충돌로 그 부작용 또한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AI 저작물에 대한 여러 논란은 끊이지를 않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이번 편에서는 창작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2023년 2월, 생성형 AI가 그린 단편 툰 ‘새벽의 자리야’(Zarya of the Dawn)에 대해 미국 저작권청이 저작권을 불허한 사건이 있었다. 인간이 작업한 영역만을 저작권으로 부분 인정하여, 스토리, 편집 영역에 대해서만 창작으로 인정한 사례였다. 반면 AI가 생성한 그림 이미지 영역에 대해서는 저작권을 취소 처리했다. 그 이유는 미국 저작권청에 의하면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하는 창작물’이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벽의 자리야’는 인간이 아닌 AI가 생성해낸 이미지이므로 저작물(창작물)로써 등록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에 대한 논란은 아직까지 이어져, AI가 생성한 작품도 창작물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과 반대 입장으로 갈려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또 다른 케이스로 그와는 정반대의 사례도 있다. 2022년 AI가 생성한 작품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Theatre D'opera Spatial)이 한 공신력 있는 미술대회에서 최고상을 수상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이렇듯 AI 창작권에 대한 논란은 기존의 인습과 법제와 충돌을 하며,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필자의 AI 사용 경험만 놓고 보더라도, 실용 가능 수준에 도달해 있음을 확인했다.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은 있었으나, 인간의 창작품과 전혀 구별되지 않는 수준의 작품들이 생산됐다. 그것이 재밌어, 실험적 모티브로 AI 기술을 적극 활용한 단편 툰을 제작해 곧 출판을 앞두고 있다. 기획·연출·편집은 필자의 몫이었지만, 이미지 생성 측면에서는 100퍼센트 AI 생성물을 그대로 인용했다. 그만큼 AI는 머지않아 많은 영역에서 우리를 대체할 것이다. 이미 앞선 사례를 통해 보았듯이 AI는 예술과 창작의 경계를 넘어섰다. 그 공존을 놓고 시기의 차이만 있을 뿐, 이미 기정사실화된 미래의 현실인 것이다. 구글의 기술 부문 이사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미래가 2045년에 도래할 것으로 예측했고, 각 전문가 별로 그 예측 시기의 차이는 다르지만, 곧 머지않은 시기에 싱귤래러티가 올 것만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않고 있다.

결국 AI는 우리 인간이 피할 수 없는 미래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피할 수 없는 공존에 거부가 아닌 수용으로, AI를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확실한 것은, 지금까지 우리의 의식과 관념은 환경에 맞춰, 또 상황에 맞게 변화되어 왔다는 것이다. 인류의 역사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현재, 그 변환점에서 우리는 새로운 실험대에 올랐다. ‘AI 생성물도 저작권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창작물인가?’, ‘예술의 범주 안에 포함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닌, 다가올 미래에 인간을 초월할지도 모르는 AI와 공존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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