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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독립서점③ 삼요소 “삶과 사회를 바라보는 올바른 시선”

강자 보다는 약자, 다수보다는 소수, 주류보다는 비주류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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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08.27 14:15
  • 기자명 By. 윤지현 기자
▲ 삼요소 내부. (사진=윤지현 기자)
▲ 삼요소 내부. (사진=윤지현 기자)

[충청신문=대전] 윤지현 기자 = 사람의 관심사를 알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도서관'에 가보는 것이다.

'어떤 책장에 앞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머무는 가"'는 그 사람의 취향을 알 수 있는 중요한 단서다.

여기 한 사람의 신념과 생각으로 촘촘하게 채워진 책장이 있다.

대전 서구 갈마동에 위치한 독립서점 '삼요소'다.
 

▲ 삼요소 내부2. (사진=윤지현 기자)
▲ 삼요소 내부2. (사진=윤지현 기자)

◇ 공간 소개

한글 'ㄷ' 구조로 구성된 공간. 한 곳에는 '문학'과 '사회학' 도서를 중심으로 1400여권이 채워진 책장과 굿즈 등 소품이 있다.

반대편, 큰 스크린이 설치된 무대와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카페와 같은 공간이 펼쳐진다.

이곳에 앉아 개인 업무를 볼 수도 있고, 친구들과 함께 보드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또 독서·영화·글쓰기 모임 등이 진행되기도 하며, 작가를 초청해 강연을 열기도 한다.
 

▲ 반대편 카페와 같은 공간. (사진=윤지현 기자)
▲ 반대편 카페와 같은 공간. (사진=윤지현 기자)

◇ 무인운영과 주인책장

올해로 6년째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조규식 대표는 "우리가 사는데 꼭 필요하지 않지만,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세 가지 (책·음료·공동체)가 있는 곳이라는 뜻으로 작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무인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음료를 판매하지 않고, 모임과 행사는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무인으로 운영하게 된 이유에 대해선 "코로나 탓에 주 수입원이던 모임이 끊기고, 전직을 위해 2021년 8월부터 무인운영을 시작했다"며 "코로나가 잠잠해진 후 다시 출·퇴근을 해도 수입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점에 들어서면 마치 큐레이션 된 도서관에 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무인운영방식이 '서점'이라는 공간을 '도서관'으로, 책을 오래 향유할 수 있는 곳으로 변신시킨 것.

그래서 이곳엔 '주인책장'이라는 특별한 구석이 있다.

▲ 주인책장. (사진=윤지현 기자)
▲ 주인책장. (사진=윤지현 기자)

모든 도서는 판매용으로, 구매 후 옆 테이블에서 이용가능하지만 주인책장에 있는 책 만큼은 정가의 10% 금액으로 2주간 자유롭게 대여할 수 있다.

삼요소에서는 주인장의 취향이 담긴 책장을 엿보며, 음료보다 저렴한 금액으로 마음껏 독서를 즐길 수 있다.

▲ 서점원의 친절한 설명이 걸려있는 책들. (사진=윤지현 기자)
▲ 서점원의 친절한 설명이 걸려있는 책들. (사진=윤지현 기자)

◇ 주인 취향

"우리가 메뉴를 보고 식당을 고르듯, 진열된 책들의 성향을 보고 서점에 간다고 생각한다"고 조 대표는 말했다.

판매하는 책이 곧 그 서점의 정체성이라는 것.

그는 "좋은 서점이라면 좋은 책을 선별해 손님에게 소개해야 한다"며 "좋은 책이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생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책'"이라고 설명했다.

삼요소가 '우리 사회에 필요한 목소리가 담긴 책'을 주로 취급하는 이유다.

▲ 무인방식으로 운영되는 삼요소는 '이용안내'책자에 책구매, 공간이용 등 상세하게 적혀있다. (사진=윤지현 기자)
▲ 무인방식으로 운영되는 삼요소는 '이용안내'책자에 책구매, 공간이용 등 상세하게 적혀있다. (사진=윤지현 기자)

◇ '삶과 사회를 바라보는 올바른 시선'에 집중하는 서점

조 대표는 "서점을 한다고 하면 책을 정말 좋아한다고 생각하시는데, 성인이 될 때까지 만화책 빼고는 책을 읽은 기억이 없다"며 서점 창업에 대해 운을 뗐다.

이어 "대학교 2학년 시절, 우연히 친구들이 책 읽는 모습을 보게 됐는데, 독서란 멋진 일이구나!" 라는 깨달음과 함께 "응당 어른이라면 사람·사회·지식에 대한 탐구를 해야하는 나이인데, 대학생 신분에 걸맞지 않은 행동을 하는 것 같은 부끄러움에 독서에 입문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그는 군 생활을 하며 100권 이상의 책을 읽었고, 전역 후에도 도서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중 취업전선에 뛰어들어 대기업에 입사했다.

이내 몸과 마음의 여유가 사라진 그는 "책과 멀어진 정체된 5년을 보냈다"고 했다.

퇴사를 결심하고 '책이 있는 공간, 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일'을 꿈꿔온 조 대표는 자연스레 책방을 열게됐다.

삼요소는 우직하고 소신있게 자신의 길을 걷는 '장인'의 서점이 되었다.

강자보다는 약자를, 다수보다는 소수를, 주류보다는 비주류에 눈길을 주는 그는 "요즘 사람들의 문제 중 하나는 본인이 경험한 것만 가지고 '절대적인 옳고 그름'을 따지려 하는 것에서 비롯된다"며 "책은 이 시대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모르는 것이 많고, 책을 통해서 배우고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삶과 사회를 바라보는 올바른 시선'에 대해 탐구하고 나아가길 원하는 이들은 '삼요소'를 찾아가면 된다.

▲ 큰 스크린과 마이크, 이곳에서 모임과 작가 강연이 진행된다. (사진=윤지현 기자)
▲ 큰 스크린과 마이크, 이곳에서 모임과 작가 강연이 진행된다. (사진=윤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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