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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행복 금수저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문학심리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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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08.23 10:35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문학심리상담사
언론에서 그동안 많이 등장했던 금수저라는 단어는 우리 귀에 매우 익숙하다. 그런데 행복 금수저라는 단어는 조금은 생소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최근 어느 신문에서 20대의 젊은 여성이 꽃집을 운영하면서 기자와 나눈 인터뷰에서 이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보고 작은 전율이 느껴졌다. 인터뷰 내용은 “꽃집 운영이 아직 젊은 세대에게는 어렵지 않을까요?”라는 기자의 질문이었는데 그녀는 당당하게 대답했다. “월 수익이 몇십 만원 이어도 나는 행복하고 이 일을 선택할 것입니다” 라는 그녀의 대답은 너무 확고했고 독자에게 명쾌함을 안겨주었다. 아울러 너무나도 당당한 그녀의 모습은 무척 아름답게 느껴졌다. 많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돈과 명예 권력보다 더욱 소중한 그 무엇인가를 그녀는 갖고 있는 듯 보여 작은 부러움이 밀려왔다. 그리고 나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과연 무엇일까?” 문득 그 답을 얻고 싶다는 생각이 밀려들었다. 어쩌면 우리는 살아가는 내내 그 질문에 대한 정답을 알 수 없을 지도 모르겠지만 그 질문은 사는 내내 계속될 것이다.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8월 어느 날 시원한 커피를 사러 편의점에 들어갔다. 문을 여는 순간 여러 가지 반찬 냄새로 탁한 공기가 느껴졌다. 반찬 냄새의 원인이 어디인가 살피던 중 구석에서 급하게 도시락을 먹는 알바생의 모습이 보였다. 나는 알바 직원에게 “괜찮으니까 먹던 식사 계속 하세요” 라고 따뜻하게 말을 건넸다. 왠지 그 순간 나의 마음이 짠해진 것은 감정의 사치일지도 모르겠다. “돈을 버는 일인데 이 정도는 전혀 힘든 것 아니에요” 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20대 후반의 대졸자 청년의 모습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확신을 위해 당연히 감수해야 할 몫으로 지금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듯 보였다. “취업을 위한 자격증 시험을 준비중인데 편의점은 공부하기에 매우 좋아요” 라며 밝게 웃는 청년의 모습이 무척 기특하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요즘 언론에서 보도되는 젊은 사람들의 무분별한 사건 사고를 보면서 숨이 막히는 듯 답답한 심정이었는데, 이렇게 밝은 모습으로 주어진 현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젊은이의 모습을 보니 시원한 사이다를 마시는 듯 상쾌했다. 금수저로 태어나지 못했다며 현실적인 불만을 가질 것이 아니라 어떠한 힘든 상황도 자신은 극복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자신감은 그 사람의 얼굴에서 빛이 나게 할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호감의 대상으로 다가온다. 지금 당면한 어려운 상황을 남 탓이나 외부적인 요인으로만 돌리지 말고 자신의 내부를 점검해보면 어쩌면 명확한 답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행복은 결국 우리들 자신에게 달려있고 자신이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라는 ‘아리스토텔레스’ 의 말을 깊이 되새기면 누가 주는 행복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가는 행복이 얼마나 가치가 있고 중요한지를 알게 될 것이다.

경제적인 금수저도 좋지만 더욱 좋은 것은 행복 금수저인 것 같다. 남이 보기에 부족한 것이 없어 보여도 불만으로 가득찬 사람들이 많은데 작은 일에도 감동을 잘 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그 사람은 분명히 행복한 사람인 것이다. 굳이 자신을 불행하다며 단정짓기보다는 작고 소소한 것에서부터 행복을 느끼는 자세를 가져보면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존재함을 알게 될 것이다. 부모를 잘 만나 돈이 많은 금수저가 아니어도 우리 모두가 행복 금수저로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한 마리의 새가 당신을 향해 행복의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오는 듯 보인다. 날아오는 소중한 행복을 놓치지 않고 힘차게 부여잡을 수 있는 현명한 사람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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