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운 후에 친구와 어색해지는 것이 싫어서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밀어 화해하곤 했다.
성인이 되고 학창 생활을 생각해 보니 싸운다는 건 꼭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다툼 후에 서로 대화하며, 다름과 입장을 이해하면서, 화해하기 때문에 더 좋은 사이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싸움은 친구 사이뿐만 아니라 정부, 기업 등에서도 비일비재하다.
최근 대전시의회도 싸움과 갈등이 일었다.
갈등의 원인은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에서 내건 '업자인가? 시의원인가?'라는 현수막 내용 때문이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의 입법 활동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으나, 지난달 14일 의원총회를 열고 조례안 서명 등 의정 활동을 각 의원의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각 상임위원장들은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다. 아니라 다를까 민주당 의원들의 조례안을 미상정했다.
소수 정당인 민주당은 조례안 발의 등 입법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5명 의원의 서명을 받아야 하고, 각 상임위원장들이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기 때문에 어떻게 손을 쓸 수 없는 형편이다.
그래서 민주당 의원들에겐 국민의힘 의원들과의 화합과 협치가 필요하다.
불협화음의 발단 현수막은 민주당 대전시당에서 걸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입법활동을 막았다.
이에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제272회 임시회 보이콧과 함께 시의회 로비에서 무기한 농성을 벌였다.
여·야 간의 갈등이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시민들의 원성도 함께 높아졌다.
이 때문이었을까. 지난 31일 양당 원내대표가 기자회견을 갖고 여·야 갈등을 봉합하고 입법, 의정 활동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14일 만에 농성을 풀었다.
싸움같지 않은 이유로 싸우고 그 누군가도 얻은게 없이 화해를 하는 모습이 꼭 초등학생들의 유치한 싸움과 닮았다.
시민 행복을 위해 손을 잡고 의정활동을 해도 시원찮을 판에 의회를 감정싸움의 장으로 변질시킨 의원들에게 한 표를 던진 유권자들은 허탈하다.
앞으로 남은 3년. 질 높은 의정활동으로 시민을 위한 대전시의회으로 거듭나야 한다. 의원들이 받은 유권자들의 한 표, 한 표의 소중함을 기억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