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까지 사는 장수시대에 대비해 정년이 지금보다 연장되는 것을 당연한 수순으로 생각하는 의견이 많은지 아니면 젊은이의 사회진출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부정적인 판단을 하는 사람이 많은지는 구체적으로 조사한 통계는 없지만, 연령대별로 분명히 의견의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 조사 결과를 보면 60대 이후 퇴직자들이 퇴직 이후 다시 일자리를 찾고 있으며 더 나이가 들어서도 일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한다. 어르신들이 직업을 계속 갖고자 하는 이유는 경제적인 문제일 수도 있고, 또는 못다 이룬 자아실현 때문일 수도 있다. 상황이야 각자 다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직장에서의 퇴직 이후에 많은 사람들이 정년을 받아들이기 어렵고, 아직은 활기차게 일을 더 하고 싶다는 욕구는 강하다는 것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자신의 역량을 더욱 펼칠 수 있기를 대부분 퇴직자들은 원하지만, 사회구조적인 면에서의 현실적 여건은 그리 녹록지 않다.
그런데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예를 보면 오히려 나이가 들어서 은퇴할 시기의 사람들이 꽤 존재한다는 것이다. 한 분야에서 인정받는 위치까지 도달하기 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어느덧 전문가가 되어 있을 때는 은퇴할 시간이 됐다는 것이 아쉬움과 안타까움으로 다가올 수는 있다. 그러나 직장에서 정년이 되어 은퇴를 하게 되어도 삶에 대한 의욕과 열정을 버리지 않고 열심히 사노라면 분명히 제 2의 멋진 인생이 펼쳐지게 될 것이다. 90세가 넘어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일본의 어느 할머니도 있고, 미국의 유명한 화가인 ‘모제스’는 70세가 넘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100세 무렵까지도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였다. 인생의 남은 시간까지 얼마나 멋지게 사는가는 우리 노력 여하에 달려있는 것이다. 퇴직 이후의 시간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삶을 마칠 때까지 남은시간이 지루함이 동반된 공포의 시간이 될 수도 있고, 매우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으로 풍요로운 결실의 시간이 될 수도 있다.
퇴직 후 맞이한 인생 후반전에 동창회에 나가보면 “뛰어난 수재도 엄청난 미인도 다 비슷비슷해져 있다”는 말처럼 모두가 서로 차이가 없는 비슷한 보통사람이 되어가는 인생 2막의 시기에 좀 더 보람찬 시간을 보내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남을 위해 봉사하는 시간도 갖고, 원하는 취미활동도 열심히 하면서 늘 세상과 연결되어 있도록 두 귀를 쫑긋 세우고 살아간다면 은퇴라는 인생 막바지의 착지점은 같을 수 있으나 수확한 보람이라는 열매의 당도는 각자마다 다를 것이다.
“직장에는 인생의 정년이 있지만 인생엔 정년이 없다. 흥미와 책임감을 지니고 활동하고 있는 한 그는 아직 현역이다. 인생에 정년이 있다면 탐구하고 창조하는 노력이 멈추는 바로 그때이다. 100세 시대에 인생의 정년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창조적 정신과 노력이 멈추는 날 까지는 언제나 현역으로 사는 당신이 되어라. 인생에는 정년이 없다고 믿고 행하라”는 법정스님의 고귀한 말씀을 보다 의미 있는 인생의 2막을 위해서 깊이 생각해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