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부터 20일까지 열린 이번 행감에서는 평소 회의나 집행부 공무원을 불러 간담회 정도에서 이야기해도 되는 질문이 많았다. 행감으로 기대하고 듣기에는 민망한 것도 적잖았다.
집행부 공무원들 역시 질문이 밋밋하자 “방안을 찾겠다” , “개선하겠다” 는 답변이 주를 이뤘다.
발언을 거의 하지 않는 ‘돌부처’ 의원도 있었고, 앞선 의원의 지적에 추가 질의한다며 당부, 평가, 의미부여 등 불필요한 발언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사례도 자주 보였다.
사실 확인에 이은 재발 방지와 개선요구, 대책 마련을 위한 강도 높은 자구책보다 기존에 지적돼 온 문제를 ‘수박 겉핥기’ 식으로 재탕하는 경우도 많았다.
팩트 위주의 ‘문답’ 대신, 지인과 대화하듯 비슷한 말을 거듭 반복하는 ‘재생형’ 질문도 의원과 집행부 공무원들을 지치게 했다.
굵직한 현안에 대한 이슈 파이팅은 기대 이하였다.
송선·동현 신도시의 지연에 따른 지역경제 손실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질문이 없었던 게 대표적 예다.
타 의원의 질의 때 잦은 자리 이탈로 의석 12석 중 5~6석만 남는 경우도 흔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고, 추가 질의 때 해당 사안이 아닌 자신의 본 질문을 하는 ‘새치기’ 비매너도 지적받을 일이었다.
항의성 답변으로 일관한 이상률 회계과장의 ‘오만불손’ 태도에는 구본길 위원장이 경고조차 주지 않는 등 운영 미숙도 보였다.
다양한 아쉬움 속에 의원들의 열의는 1년 전보다 조금 나아졌다는 일각에서의 촌평도 나온다.
침착한 어조로 조곤조곤 파고드는 임달희 부의장의 ‘사실주의’, 의원 사무실 전체를 행감 자료로 가득 쌓아놓은 서승열 의원의 ‘정보주의’, 점잖은 지적으로 대안을 요구한 이상표·강현철 의원의 ‘선비주의’, 논리적 질문과 데이터로 공무원을 긴장케 한 김권한 의원의 ‘직관주의’는 대체로 높은 평점을 받는다.
공주시 최초 지역구 여성의원인 송영월 의원의 ‘다발성’ 질문, 비례 초선 권경운 의원의 ‘열혈 의욕’ 도 내년 행감에서의 기대치를 높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