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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착각의 늪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문학심리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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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05.21 13:00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문학심리상담사
우리는 살면서 착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인생은 착각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아니 매일매일 착각의 순간이 없다면 삶이 권태롭고 더 힘들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남보다 똑똑하고 우월하다는 착각, 나의 생각은 항상 정의롭고 옳다는 착각, 어떤 경우에도 나는 청렴결백하고 남의 행동은 조금만 실수해도 부도덕하다는 오만의 착각, 자신은 항상 휴머니즘 정신에 입각하여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매우 선한 사람이라는 착각 등등 여러 종류의 크고 작은 착각이 존재한다.

어떤 통계에 의하면 한국사람 대부분은 자신이 실제 나이 보다는 몇 살 젊어 보인다는 착각을 하며 살고 있다고 한다. 이런 귀여운 착각은 어쩌면 살아가면서 필요한 착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착각의 감정이 때로는 착각을 하고 있는 당사자에게 일시적으로 만족감을 줄 수는 있겠지만 그 사람이 건강한 판단력의 소유자가 되도록 만들어 주지는 못할 것 이다. 한 예로 “내가 하는 사랑은 예쁜 로맨스이고, 남이 하는 사랑은 불륜” 이라는 내로남불도 해당된다. 잠시 눈앞이 가려져 모든 것이 자신의 휘하에 있는 듯 착각할 수는 있으나, 가려진 것들의 실체가 드러나게 될 때 자신이 무척 어리석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지도 모른다.

늪에 빠진다는 것은 빠져나오기 힘든 상태나 상황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적당한 착각은 무미건조하고 때로는 지루할 수도 있는 우리 인생에 한 줄기 희망과 기쁨을 줄 수도 있고, 건강한 삶을 위해 필요한 양념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생에서 지나친 착각은 오만과 독선의 이웃을 친구로 착각하여 큰 낭패를 초래할 지도 모른다. ‘훌륭한 후퇴는 곧 용감한 공격’ 이라는 말의 의미는 이기고 있을 때는 욕심을 적당히 버려야 한다는 뜻과 상통한다. 어느 정도 적당한 승리와 적당한 행운에서 욕심을 그쳐야 안전하지, 더 큰 행운과 성공은 생각하지 못한 추락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착각이 지나쳐도 나쁘지 않은 귀여운 생각들이 있다. 그것은 바로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과 부모에 대한 효성심이다. 자식과 처를 그 누구보다 많이 사랑한다는 착각, 부모에 대한 효성심이 자신은 지극하다는 착각은 순간순간 괜찮을 것 같다. 그 착각은 가족에 대한 사랑과 부모에 대한 공경심을 더욱 고취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정의 달에 더욱 그런 생각이 한 송이 장미처럼 피어오른다. 아니 부부간 가족 간의 사랑, 부모에 대한 사랑은 착각이 아닌 진짜로 우리가 몸소 느끼는 현실이길 바란다. 남녀 간의 사랑의 감정은 적당한 착각이 작용할 수 있으나, 가정의 구성원인 가족 간의 사랑과 부모를 향한 존경심은 순간적인 감정보다 영원한 진심이라는 꽃씨로 가득차기를 소망한다.

이렇듯 적당한 착각의 감정은 인생에서 음식의 맛을 더해지는 양념 같은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지나치면 실패의 그림자인 오만과 독선을 잉태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인생에서 영원한 착각을 꿈꿀 수 있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제한되어 있고, 어떤 일에나 유리한 점이 있는가 하면 불리한 점도 있게 마련이다. 나는 누구보다 안전할거라는 착각, 성공할거라는 믿음이 착시 현상인 단순한 착각이 아니라 현실이길 진심으로 바란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전환시킬 수 있는 유용한 능력을 기르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하여 착각의 늪에만 빠지는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라 내적으로 성숙한 지혜로운 사람이 많아지면 세상은 더욱 조화로운 세상,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이다. 이런 생각도 나만의 착각일까?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더욱 그런 세상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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