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16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2억 2668명이었던 영화관 관객 수는 2020년 5952만명으로 감소했다. 1년 사이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
이유는 분명하다. 비정상적으로 오른 표 값 탓이다. 현재 영화 관람료는 일반관 기준 평일 1만 4000원·주말 1만 5000원이다. 코로나 이전(2019년)과 비교하면 최대 4000원이 오른 셈이다.
이에 업계는 코로나로 인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동안 관객이 급감했고, 영화 개봉이 연기되는 등 산업 전반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수익이 약화 됐다는 것.
영화 산업이 펜데믹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분야 중 하나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로서는 티켓 가격 인상이 피지 못할 결정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다. 코로나 안정세가 이어지며 엔데믹으로의 전환이 시작되자 극장가도 회복을 시작했다. 지난해 영화관 관객 수는 1억 1281만명을 돌파했고, 매출 역시 1조원을 넘겼다.
이렇듯 실적이 개선된 상황에서도 국내 멀티플렉스 극장(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는 관람료에 대해 일제히 함구하고 있다. 펜데믹 이전 수준의 호황은 아니지만, 관객 수와 더불어 매출이 나란히 회복되는 와중에도 이 같은 업계의 태도는 영화를 사랑하는 소비자들에게 배신감을 안겨줬다.
특히, 최근 꾸준히 확장되고 있는 ott 플랫폼 산업 등을 고려하면, 극장가의 변화는 더욱 절실하다.
그럼에도 업계는 소비자의 마음을 모르는지, 가격 인하를 검토하기보다 기술 특별관, 신사업 확장 등에 투자를 늘려 관객을 유치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부 영화관들은 그림 전시를 하거나 클라이밍 시설을 설치하는 등 공간 활용에 주력하고 있다.
텅 빈 영화관, 국내 영화 산업의 몰락 위기에도 아직 본질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업계, 통렬한 반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