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택시기사의 말이 떠오르는 건 그 때문일 것이다. 그는 말했다.
아침마다 운전석에 앉아 안전밸트를 매면서 되뇌인다고, “오늘도 무사히, 안전운행을….”
정신 똑바로 차리고 운전을 해도 사고위험은 상존한다. 그런데 음주운전이라니, 사고 발생 시 상대가 어떻게 돼도 어쩔수 없다는 ‘미필적 고의’다
지난달 8일 대전에서 9살 초등생이 음주 차량에 치여 세상을 떠났다. 딱 한 달이 됐다. 사고는 스쿨존에서 일어났다. 음주 차량이 스쿨존을 알아볼리 만무하다,
며칠전까지 해맑음 웃음을 짓던 아이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더군다나 타 지역이 아닌 바로 우리 이웃에서 일어난 일이라 그 울림은 더 컸다.
11일 발인서 흐느끼던 아이 엄마의 심정을 어떻게 헤아릴 수 있을까. 평생 가슴에 아이를 묻고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 진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돼선 안된다. 하지만 이 사건 이후에도 전국에서 음주운전 사고가 잇따랐다. 변한 게 없다는 얘기다.
이같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처벌을 강화하는 법 개정과 함께 의식 개선도 수반돼야 한다,
음주운전자들이 법의 처벌보다 ‘사회적 처벌’을 더 무섭게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민 지탄이, 국민 원성 때문에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
“몇 잔 안 마셨였어”라며 무심코 핸들을 잡는 이들은 명심해야 한다. 사고는 일상에 숨어 당신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아니 타인의 목숨까지도 빼앗을 수 있다는 것을.
또 다시 핸들을 잡는다. 슬며시 손에 힘이 들어간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그 택시기사처럼 “오늘도 무사히, 안전운전을…”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