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개월 차, 결혼식만 끝나면 한 숨 돌릴 줄 알았는데 또 다른 관문이 남았다.
“아이 계획은 있니” “계획이 있다면 무조건 빨리 갖는 게 좋다” “아이 많이 낳고 애국해라!” 등 인생 선배들의 조언이 들려온다.
다시 마음이 급해진다.
그렇다고 당장 아이를 갖자니 20대 초년생에게 육아휴직은 꿈만 같다. 남자가 육아휴직을 쓰면 진급에서 누락된다는 이야기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괴담처럼 돌아다닌다.
아이 돌봄 시터 비용은 한 달 월급과 맞먹고, 사교육비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기사가 쏟아져 나온다. 중소기업은 육아를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직장으로 돌아오면 ‘책상이 사라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높은 집값은 덤이다.
출산율이 낮아지는 이유는 명백하다. 나 하나 먹여 살리기도 쉽지 않은 사회기 때문. 물가는 무섭게 치솟고 ‘내 집 마련’은 사회 초년생들에겐 먼 이야기다보니 연애, 결혼, 출산까지 포기하는 ‘N포세대’라는 신조어도 만들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몇 년 새 출산율은 급감해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자녀의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8명으로 집계됐다.
정부와 지자체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 같이 현실을 반영한 실질적인 환경 개선이 안된다면 누가 아이를 낳으려고 할까.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