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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팬 울리는 리셀러

고지은 취재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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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04.05 18:10
  • 기자명 By. 고지은 기자
고지은 취재1부 기자
▲ 고지은 취재1부 기자

LP 한정판 200만원.

최근 MZ세대 중심으로 '뉴트로' 열풍이 불면서 LP(Long-Playing record)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국내가요 LP 판매량은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주요 소비층은 2030세대였다. 이 같은 현상은 희소성 있는 물건을 소유함으로써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어하는 젊은층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LP 수요가 늘어나자 어느덧 생산 대비 수요율에서 CD 시장을 앞지르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리셀러들이 등장했다. 저렴한 가격에 LP를 구매한 후, 비싼 가격에 되팔아 이윤을 얻는 일종의 재테크인 셈이다. 한정판의 경우 그들이 부르는 게 값이다. 실제로 지난 2014년 발매된 아이유 '꽃갈피' 미개봉 LP집의 정가는 당시 5만 4000원이었으나 현재 300만원까지 뛰었다.

이에 소위 '찐팬'이라 불리는 이들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LP를 손에 넣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아티스트는 아티스트대로 이런 상황을 방치하고 있다는 팬들의 불만을 마주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리셀 행위 자체를 처벌하는 법규는 없다. 개인이 정상적으로 제품을 구매한 후, 특정 가격에 판매하는 것을 불법으로 볼 법적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 경범죄처벌법에 관련 규제 내용을 담고 있으나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 거래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처럼 현 LP 시장은 불공정한 구조로 이뤄져 있다. 아티스트와 음악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팬들이 재테크라는 명목으로 상식 이상의 값을 더해 재판매하는 이들에게 기대야 하는 상황은 매우 부조리하다. 일부 아티스트들은 리셀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대응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며, 음악업계 또한 그들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부디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아 LP문화가 재테크 수단이 아닌 음악 그 자체로서 향유돼 지속가능한 음악문화를 이어나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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