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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준비(準備)와 대비(對備)의 중요성

김용민 대전대 혜화리버럴아츠 칼리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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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02.23 11:45
  • 기자명 By. 충청신문
김용민 대전대 혜화리버럴아츠 칼리지 교수
▲ 김용민 대전대 혜화리버럴아츠 칼리지 교수

준비의 사전적 의미는 ‘미리 마련하여 갖춤’을 의미하고, 대비는 ‘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르는 어떠한 일에 대응하기 위하여 미리 준비함’이다. 미리 마련하여 갖추고 있다가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에 대응하자는 의미로 준비와 대비는 쓰이고 있다.

요즘 우리 사회의 핵심 키워드로 ‘정치’와 ‘경제’를 제외하고 논한다면 단연코 ‘인공지능(AI)’일 것이다. 물론 4차산업혁명 시대가 시작됨에 따라 인공지능(AI)의 언급은 자주 있어 왔고 또 계속적으로 있어 왔지만 ‘ChatGPT’ 라는 문장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은 우리사회에게 신기함이라는 기술적 발전을 넘어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우려와 걱정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이 과제를 ChatGPT로 만들어 제출했고 A학점을 받았다는 이야기, 대학교수가 논문을 ChatGPT를 통해 작성하고 이를 유명학술지에 실었다는 이야기, 대학 수능 시험문제를 풀게 했더니 상위권 대학에 입학할 점수가 나왔다는 이야기 등 출처도 명확하지 않은 “카더라” 식의 이야기들이 우후죽순으로 이 방송, 저 신문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등장하고 있다. 특히, 영상공유 플랫폼인 “유튜브”는 이를 확대 재생산하여 커피마시며 나누는 가벼운 이야기가 아닌 “어쩌면 좋지!” 하는 걱정과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이런 사회적 논란에 대해 다양한 의견과 다른 시각이 존재하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하는 일이 틀리고 또 관계하는 사람들이 다르기 때문에 직장인, 학생, 공무원, 가정주부 등 다른 시각을 통해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인공지능(AI)에 관한 공통점은 신기함 보다는 두려움 또는 무서움이 기저에 깔려 있다. 과연 우리사회가 인공지능의 등장에 충분한 준비와 대비가 되어 있는 가? 묻고 싶다. 개인적으로 또 사회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 상황이 결과적으로 두려움과 무서움을 양산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질문인 것이다.

그럼, 성큼 다가온 인공지능(AI)에 대해 우리 사회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 지 살펴보자면 한심한 수준이다. 왜 이런 결론을 내리는 지 아마도 다들 아실 것이다. 준비가 전혀되어 있지 않으니 말이다.
준비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고는 있지만 어떻게, 어떤식으로 준비해야 하는 지 아무도 제시하고 있지 않으며, “각자도생”이라는 4자성어가 어울리는 상활이 되어 버렸다. 결과적으로 개인 또는 조직이 처한 상황에 맞는 자신만의 인공지능(AI)을 논하고 있다.

대학은 과거도 그랬고 현재도 또한 그 사회의 지성과 지식의 중심이며 그 역할은 미래에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대학이 인공지능(AI)이 가져올 세상의 변화에 준비가 부족하니 다른 사회적 역할을 하는 조직은 말할 것도 없다. 일부 발빠른 대학은 인공지능(AI) 학과를 개설하고 미래사회의 인재양성에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은 시작단계이며, 또 교양과정 안에서 인공지능(AI)에 관한 교과목을 만들고 이를 교육하고 있지만, 담당 교수의 역량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사회가 문제 제기에는 매우 능숙하다. 그러나 이를 해결할 방안을 제시하는 것에는 매우 인색하다. 인공지능을 통해 발생 할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한다면 이를 해결할 방안의 제시도 필요하며,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한다면 어떻게, 어떤 식으로 하는 방향성의 제시가 필요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인공지능(AI)이 가져올 세상의 변화에 대한 준비와 대비를 갖추어야 하며 이런 노력이 매우 필요한 시점이 바로 지금이라 생각한다. 준비부족으로 인한 역사적 교훈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임진왜란이 그랬고, 일제강점기가 그랬으며, 한국전쟁(6·25전쟁)이 그랬다. 이의 결과는 참혹했으며 특히, 사회적 약자는 예외없이 그 중심에서 모든 피해를 입었다.

우리는 인공지능(AI)이 가져올 세상을 이야기 할 때 사라질 직업군으로 의사, 변호사, 판사, 교사 등을 말하고는 한다. 그러나 이들 직업군은 일용직 노동자, 편의점 알바생, 서비스 종사자와는 다른 차원의 직업군이 아닌가! 지금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세상의 변화에 대해 누가 누구를 걱정하는 것인지 번지수가 틀려도 한참 틀렸다.

최근까지 석기 시대에 살던 오스트레일리아의 원주민 이르요른트(the Yir Yoront) 족은 돌도끼를 주요 도구로 하여 체계적인 사회를 이루고 살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날 서양 선교사들에 의해 쇠도끼가 무분별하게 전달되면서 쇠도끼라는 도구로 인해 사회질서가 붕괴되었다. 족장의 권위, 아버지의 역할, 동료와의 관계 등에 있어 원칙과 규칙의 질서는 사라지고 가진자와 못가진자, 힘센 사람과 약한 사람의 관계로 변하면서 결과적으로 암묵적 사회적 규칙과 약속은 부정되고 미래가 없는 사회가 되었다.

인공지능(AI)이 결과적으로 쇠도끼의 역할을 하게 되어 사회질서를 부정하는 도구,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가진자와 못가진자로 구분하는 결과를 만들어 낼까봐 걱정이 된다. 현재까지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방법은 디지털 교육, 인공지능(AI)교육을 통한 준비와 대비라 할 수 있다. 인공지능(AI)교육의 중심에 윤리교육을 두고 활용의 교육을 통해 준비와 대비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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