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노다은 기자 = "뿌리는 감자인데 열매는 토마토?".
감자와 토마토가 동시에 열리는 나무가 있다면 어떨까? 한 식물에서 두 가지 식물을 얻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일명 '토감'이라고 불리는 이 식물은 유전자를 변형시켜 재배한 농산물로 'GMO'라고 칭한다.
가장 흔히 알려진 GMO는 콩과 옥수수가 있으며, 이 유전자 변형 농산물로 만든 기름이나 빵 등은 모두 GMO 식품에 속한다.
라면, 과자, 아이스크림 등 우리 주변에는 수없이 많은 GMO 가공식품들이 있다. 우리나라는 GMO 수입 세계 1위 국가로, 국민 1인당 매년 40KG 이상의 GMO를 먹고 있다고 한다.
우리 식생활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GMO는 과연 안전할까? 동물 실험에서 해롭다는 연구결과가 있지만 아직 인간에게 유해한지는 밝혀진 바 없다.
하지만 유전자를 조합하면서 어떤 물질이 만들어지는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어 아예 해롭지 않다는 것은 미지수다.
이 밖에도 기존 생태계를 파괴할 가능성이 있을뿐더러, 기를 때 사용되는 제초제에는 발암물질이 들어 있어 깨끗하게 씻어도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같은 불안감 해소를 위해 학교 현장에서는 'NON-GMO' 식품의 합리적인 선택과 올바른 식습관 형성을 위한 식품안전·식생활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학교급식을 통해 NON-GMO 가공식품을 제공하고, 식품안전 중요성과 학생들의 식생활 개선을 위해 체계적인 식생활교육을 운영하고 있는 대전도솔초등학교를 찾았다. <편집자 주>
◆ NON-GMO 식품안전·식생활교육
대전도솔초는 대전시교육청에서 추진하는 NON-GMO 사업 학교로 선정됐다.
이에 NON-GMO 식품을 이용한 다양한 급식을 제공하고, 식생활교육과 관련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NON-GMO 가공식품인 두부, 간장, 고추장, 된장, 대두유 등을 식재료로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 학생들에게 급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GMO 식품에 대해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선택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자 'GMO 식품 바로 알기' 교육자료 등을 각 가정에 배부했다.
또 GMO가 무언인지 관심을 가지고, 건강한 식재료를 사용해 제공되는 학교 급식에도 관심을 기울일 수 있도록 전교생·교직원을 대상으로 'GMO 바로 알기 퀴즈대회'를 실시했다.
더불어 학생들이 NON-GMO 우수성에 대해 알고, 식생활을 개선할 수 있도록 'NON-GMO 콩나물 키우기' 영양 수업을 진행했다.
이러한 NON-GMO 사업을 통해 우수한 식재료로 성장기 학생들의 건전한 심신 발달에 기여하고, 방사능· GMO 관련 급식 식재료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함으로써 안전한 학교급식을 홍보했다.
◆ NON-GMO 식품 활용 급식 제공...'인기 만점'
국내산 두부로 만든 마파두부·두부스틱, 무농약 우리 콩나물을 활용한 콩나물 불고기·닭볶음 등 대전도솔초 급식에는 NON-GMO 식품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특히 제일 인기 있는 메뉴로는 우리 쌀이 함유된 피자 타르트를 꼽을 수 있다. 이 음식이 나온 날에는 평소보다 잔반이 적게 나오고 학생들의 만족도 또한 높았다.
진현정 영양교사는 어떻게 하면 NON-GMO 식품을 부각시키고, 더 잘 먹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한 결과 학생들의 기호도를 반영해 식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두부양념찜, 두부가스, 치즈맛 옥수수구이 등 모두 국내산 콩과 옥수수를 활용해 급식을 제공했다.
진 영양교사는 "우리 학교 급식에서 NON-GMO 식품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홍보하고, 학교급식의 안정성·신뢰도를 확보했다"고 말하며 뿌듯해 했다.
◆ 우리 콩 '콩나물 키우기'..."직접 키우며 관찰해요"
지난 10월 26일 대전도솔초 2학년 3반에서는 우리 콩 '콩나물 키우기' 체험활동이 펼쳐졌다.
활동에 앞서 학생들은 영양교사가 준비한 교육 자료를 보며 NON-GMO에 대해 익혀 나갔다. 자료는 학생들 눈높이에 맞춰 퀴즈 형식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그림들로 구성됐다.
학생들은 평소 학교급식에 제공된 NON-GMO 메뉴를 맞춰보고, 악마처럼 생긴 수입산 콩과 천사로 표현된 국산 콩을 비교하며 NON-GMO를 구분했다.
교육이 끝난 후 학생들은 준비된 콩나물 키우기 키트로 만들기에 나섰다.
먼저 화분에 동그란 망을 집어넣는다. 그다음 콩나물 콩을 화분에 담고 햇빛에 노출되지 않도록 검은색 주머니에 넣으면 완성이다.
다 만든 학생들에게 영양교사는 물은 하루에 4~5회 이상 콩이 움직이지 않게 샤워시키듯 골고루 뿌리기, 물을 준 후 햇빛이 들어가지 않도록 뚜껑을 반드시 덮기 등 콩나물 키우기 주의사항에 대해 안내했다.
이어 학생들은 활동 일지에 내가 심은 콩나물이 어떻게 자랐으면 좋겠는지를 적었다.
콩나물을 알록달록 색칠하거나, 무지개를 달아주는 등 각자의 방법대로 NON-GMO를 표현했다. 어떤 학생은 일부러 콩나물을 악마로 그려 개구쟁이 다운 면모를 보였다.
아울러 NON-GMO가 어렵게 느껴지던 저학년 학생들은 콩나물 화분을 집으로 가져가 지속적으로 관찰함으로써 NON-GMO에 대해 계속 생각할 수 있게 됐으며, 나아가 안전한 식재료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콩나물 키우기에 성공한 학생들이 제출한 활동 일지에는 "선생님 NON-GMO에 대해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콩나물 성장 과정을 알게 됐어요", "다음에 또 키우고 싶어요"라고 적혔다.
진현정 영양교사는 "NON-GMO라는 것이 학생들에게 생소하고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콩나물 키우기, 퀴즈대회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교육 기회를 제공하니 효과가 좋았다"며 "NON-GMO사업 활동에 대해 학생, 교직원, 학부모님들이 흥미롭게 받아들여 급식에 대한 관심과 신뢰도를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현수 교장은 "생명과학 기술의 발달로 시작된 GMO는 동식물의 질병 예방과 생산량 증가, 각종 치료제를 개발하는 등 편리함을 가져다 줬다"며 "하지만 GMO 식품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와 새로운 질병이 발생하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면서 NON-GMO 교육이 중요해진 거 같다"고 말했다.
대전도솔초는 앞으로도 영양교육소식지와 가정통신문을 통해 식생활 교육을 꾸준히 진행하고, 식생활교육관에 있는 메뉴보드를 통해 다양한 영양교육 자료를 소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