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부를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게 의회의 가장 중요한 몫인 만큼 행감은 예산 씀씀이에 대한 심사와 함께 의회의 꽃이자 하이라이트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 취지가 무색하게 지난 8대 의회까지의 행감은 볼썽사나운 장면이 많았다.
준비되지 않은 일부 시의원들의 무능 및 정치적 대립으로 인한 막말과 욕설, 호통과 싸움으로 일관됐고, 자연히 시민들은 시의회에 등을 돌렸다.
결과는 지난 6.1지방선거에서 시민들의 표로 나타났다. 12명의 시의원 중 무려 9명이 새 얼굴로 바뀐 게 그 증거다.
이번 행감의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 무엇보다 공부하는 시의회를 보여줬다.
윤구병 의장을 중심으로 지난 6일 행감 대비 역량강화교육을 실시해 의원들의 전문성과 실무 능력 제고를 위한 감사 준비 방안, 보고서 작성, 감사 후속 조치 등의 심도 있는 훈련이 진행됐다.
큰 소리로 윽박지르며 고압적인 분위기를 내세우는 대신 차분한 분위기로 지적할 것은 지적하고 제안할 것은 제안했다.
의장을 비롯한 12명의 의원 모두가 나름 잘하고 있다고 평가를 받는 방면, 일각에서는 한방도 없고 행감인지, 간담회인지, 구분이 안간다는 말도 나온다.
행감 현장에서 매의 눈으로 지켜본 충청신문 취재기자가 돋보이는 의원을 거명한다.
재선으로 행감 경험을 갖고 있는 임달희 의원은 공무원들의 휴직관리 부실을 지적하며 휴직이 목적에 따라 제대로 처리됐는지를 질의했다. 질병 혹은 육아휴직을 낸 공무원들이 해외여행을 나갔다가 적발된 타 지역 공무원의 사례를 잘 간파한 지적이었다.
초선의 김권한 의원도 최근 3년간 공주시 공무원의 징계가 27건에 달했다는 것을 지적하며 매년 똑같은 지적 사례가 있음에도 반복되는 것은 징계가 너무 느슨하기 때문이 아니냐며 공무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따져 물었다.
이들 두 명의 의원 외에도 공주시 개청 후 지역구 최초의 여성의원인 송열월 의원과 재선의 이상표·서승열 의원, 초선인 이범수·구본길·강현철 의원 등도 취재기자의 눈에 들어왔다.
혐오정치에는 ‘백래시(backlash, 반발)’가 따른다. 일도 못하고, 아는 것도 없고, 소리만 지르며 당리당략만 내세우는 지방의회에는 시민들이 ‘백래시 페널티’ 를 준다.
이번 공주시의회 9대 의원들의 행감 첫무대는 백래시와 혐오정치 걱정을 안해도 될 듯 하다.
내년 행감도 기대로 남겨둔다. 열정을 보인 의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