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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10주년 소회所懷

김일호 한국문인협회 세종시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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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07.03 15:41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김일호 한국문인협회 세종시지회장

지난 7월 1일이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10주년 기념일이었다. 원안을 지키기 위한 투쟁에 앞장섰던 시민의 한사람으로 감회가 새롭다. 국회 세종시 분원과 대통령집무실 설치 관련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과거와 달리 정부나 정파를 초월한 정치권의 강력한 추진의지 표명 등 주변 여건도 좋아졌다. 게다가 폭넓은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어 출범 10주년의 역사적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2004년 10월,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이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결정이 내려진 후 부터 2010년 12월 세종특별자치시 설치법이 국회의 문을 통과하고 2012년 7월 세종특별자치시가 출범하기 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2004년 연기, 공주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이 관습법을 인용한 헌법재재판소로 부터 위헌 결정이 내려졌다. 이에 곧 8만여 연기군민들은 신행정수도지속추진연기군대책위원회를 조직하고 투쟁을 시작했다. 그 시작이 불씨가 되어 500만 충청인의 하나된 목소리와 국토균형발전과 자치분권을 염원하는 수 백 개 회 전국 시민단체의 동력을 이끌어냈다.

그 때부터 2012년 7월 출범까지 투쟁을 위한 대책위원회 명칭을 일곱 번씩 바꾸면서 투쟁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필자는 그 중 다섯 번까지 집행위원장을 맡아보면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다. 오늘에서 뒤돌아 생각해 보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일을 이루어냈다는 성취감과 함께 보람을 느낀다.

특정단체처럼 조직해 평소 학습을 하였거나 훈련된 데모한번 해보지 못했던 연기군민들이 앞장섰다. 어떤 회유와 압박에도 끊임없이 행정수도 원안사수투쟁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인뿐만 아니라 수많은 시민사회단체와 일반 국민들이 뜻과 힘을 모아 수도권 이익을 대변하는듯한 정부와 일부 정치권, 그리고 메이저 언론과 수도분할반대운동본부 등에 맞서 싸웠다. 그 당시 유행했던 구호 중 ‘서울이 수도이면 지방은 하수도냐?’ ‘지방에서는 아이울음 그친지 10년이 되었다.’ 는 등 국토불균형에 따른 문제점을 성토하면서 수많은 집회와 토론회, 그리고 지방순회 선전전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투쟁의 전열을 결코 흩트리지 않았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기로는 7년 여 동안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조치원역광장, 대전역광장, 서울역광장, 연기군청 마당, 서울 종로거리, 천안 아라리오 광장, 공주 금강 둔치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삭발과 단식농성, 촛불문화제 등 600여회가 넘는 크고 작은 집회를 이어갔다. 심지어 고속도로IC 출입구에서서 통행차량을 상대로 전단을 나누어 주고, 국회토론회, 행정기관 주최 공청회 등에 수많은 시민들이 찾아가 결코 물러설 수 없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그 결과 호랑이를 그리려다 고양이를 그린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오늘의 대한민국 행정중심도시로 자리 잡은 세종특별자치시가 탄생된 것이다.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세종시의 과거를 알지도 못하지만, 알 필요가 없다는 사람들도 있다. 아직도 세종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국토균형발전을 통한 대한민국의 희망찬 미래가 될 세종시가 있기까지 1억 미만 보상으로 거리에 나앉게 되었던 48% 원주민들의 눈물과, 원안사수 투쟁에 몸으로 또는 십시일반 재정후원으로 앞장서 피와 땀을 흘렸던 모든 분들의 희생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 누워 목소리 높였던 한 분 한 분의 이름과 얼굴을 떠 올리며 세종시 출범 10주년의 의미를 고마움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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