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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있을 뿐 실질(實質)이 없다(兎絲燕麥)

충청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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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1.09.14 19:12
  • 기자명 By. 충청신문/이강부 기자

 

이름만 있을 뿐 실질(實質)이 없는 것 즉 유명무실(有名無實)한 것을 비유한 토사연맥(兎絲燕麥)은 남기북두(南箕北斗)라고도 하며 위서(魏書) 이숭전(李崇傳)에서 볼 수 있다.

북위(北魏) 시대, 지배층은 불교를 숭배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과 물자(物資)를 동원해 사원을 건축했다.

그러나 전통적인 학술(學術)이나 문화는 중요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부 식자(識者)들은 선무제(宣武帝)와 효명제(孝明帝)에게 글을 올려 태학(太學)을 부흥하고 전통 문화를 중시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 당시 형소(邢邵)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국자제주(國子祭酒)라는 관직을 지내는 사람으로서 전통 문화를 경시하는 태도에 대해 큰 불만을 느끼고 있었다.

형소는 다른 학자들과 함께 황제에게 글을 올렸고 이숭(李崇)이라는 사람은 양주자사(揚州刺使)를 지냈는데 그도 역시 황제에게 글을 올린 적이 있다.

형소나 이숭 등은 모두 “지금의 태학과 국자감은 이름뿐으로 실질적으로 조금의 지식도 전수해주지 않고 있는데 이는 어찌 토사(兎絲)나 연맥(燕麥), 기성(箕星)이나 북두(北斗)와 다르지 않겠습니까?(何異兎絲燕麥, 南箕北斗哉)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토사는 해로운 들풀의 이름이고 연맥은 보리처럼 생긴 들풀의 일종으로서 먹지 못하며 기(箕)와 두(斗)는 모두 별자리의 명칭으로 기성(箕星)은 남방에 위치하며 네 개의 별이 사다리꼴로 배열되어 마치 키처럼 보인다.

두성(斗星)은 속칭 북두성(北斗星)이라 불리며 큰곰자리를 말하며 두성은 일곱 개의 별로 이루어져 있는데 네 개는 사다리꼴이고 세 개는 하나의 선을 이루어 전체 형상은 긴 자루가 달린 국자 모양으로 이 두 개의 별자리는 실물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실제 물건으로는 쓸 수 없다.

아산시는 예산편성과정에 시민의 여론을 어떻게 수렴할 것인가라는 방법론을 가지고 누구는 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라고 하고 누구는 공청회와 간담회 등의 방법으로도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의 역사를 보더라도 합리적인 수많은 제도들이 만들어지고 없어 졌는데 모두가 합리적이며 효율성을 갖춘 것이라고 판단하고 만든 제도가 지금은 사라지거나 혹은 다듬어지는 과정을 거쳐 지금도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법과 제도들이 있다.

모든 지방자치단체는 시민의 권리를 제한하기도 하고 시민의 복지를 증진할 목적으로 조례를 만들고 더불어 그 조례를 합리적이며 효율적으로 운용하고자 위원회를 둔다.

더욱이 각종 위원회와 관련 지난 2009년 행정안전부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각종 위원회 정비 지침을 내렸으며 그 지침에는 전문적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자를 위원으로 임명, 위촉하되 성별, 지역, 직능을 고려한 균형을 유지할 것을 권고 한바 있다.

그러나 아산시의 각종 위원회 현황은 공무원과 교수가 50%가 넘는 590명이고, 시장은 15개위원회, 부시장은 무려 41개위원회에, 시의원인 여운영 의원은 7개, 시민 김모 씨는 무려 8개에 참여하고 있다.

또 76개 위원회 중 2010년을 기준으로 단 한 번도 회의를 열지 않은 위원회가 25개에 달하고 단 1회를 개최한 위원회도 22개나 되며 위원회 반수이상이 1년에 1회 미만으로 회의를 개최했다는 것은 위원회가 본연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 하겠다.

따라서 정책을 입안·평가하며 시민들의 의사를 대표해 수렴하는 위원회의 취지가 무색하게 각종 위원회 남발과 위원들의 과도한 중복 참여 등 일부 위원회를 제외한 나머지 많은 위원회의 형식적이고 방만한 위원회 운영은 시 발전을 더디게 하는 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 마땅한 것이다.

아산시는 북두성(北斗星)이라 불리는 일곱 개의 별로 이루어져 전체 형상을 긴 자루가 달린 국자 모양으로 이 두 개의 별자리는 실물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실제 물건으로는 쓸 수 없음에도 이런 국자를 어디에 쓰려고 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강부 아산주재(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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