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대전의 예술혼과 예술인 널리 알리겠다”

[충청초대석] 이종협 대전시립미술관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11.08.21 19:50
  • 기자명 By. 충청신문/육심무 기자

- 내년 프랑스 생떼디엔 미술관서 기획전 개최

- 과학도시 대전의 특수성 접목 미디어·디지털 아트 선도

- 시민과 미술이 융화하는 미술문화 가꿀터

? 미술은 아직 소수 계층의 전유물로 인식되고 있으나 경제 수준의 향상과 문화예술 마인드 확산 및 작가들의 활발한 활동에 힘입어 대중의 생활 속으로 점차 깊이 파고들고 있다.

대전은 시립미술관과 이응노미술관 건립 이후 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금은 인구대비 미술관 방문객 수가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미술의 대중화와 향토색 짙은 젊은 작가의 발굴과 중견 작가들에 대한 지원 등을 통해 대전의 예술혼을 밖으로 알리는 데 주력하겠다는 이종협 대전시립미술관장에게 지역 공공미술관의 이모저모와 고암문화예술재단 설립 등에 대해 들어본다.

<편집자 주>

- 대전 미술 1세대이자 지역의 미술 행정을 이끌고 있는 입장에서 대전미술 발전을 위해 무엇을 구상하고 있는 지.

▲대전에서 태어나 학교를 다니고 삶을 같이해 온 작가들을 밖으로 알리는 일에 중점을 두겠다. 대전예술인을 알리기 위한 사업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위해 ‘프로젝트 대전’사업을 추진 중이다. 우선 내년 2월 25일부터 2개월간 젊은 작가 6명의 기획전을 프랑스 생떼디엔 미술관에서 개최키로 합의하고 작가 선정 등을 추진 중인데, 이 기획전은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또 대전의 중견작가 3명을 선정해 생떼디엔 미술관에서 ‘빅아티스트 전’을 여는 것에 대해서도 논의 중인데 이견이 없어 오는 2013년 첫 행사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와 전주의 경우 서울과 중국에 갤러리를 만들어 지역 작가들을 내보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우리도 이것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다.

'프로젝트 대전은 대전의 미술 인프라를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기획으로 미술관 혼자만이 아니라 다양한 기관, 단체와 창의적인 예술가 등 다양한 주체들이 참가하는 일종의 페스티벌로 역사와 동시대를 꿰는 프로젝트를 통해 대전미술을 널리 알리는 일부터 시작하겠다.

미술 뿐 아니라 과학과 연계하고 자연과 연계해,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사는 지구에 관심을 귀결시킬 구상이다. 또 대전의 자생력과 기획 능력을 키우는 계기로 삼겠다.

- 지역미술인 발굴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데.

▲지역미술인 발굴을 위해서는 해마다 쟁쟁한 기량을 지닌 신진들을 발굴해 집중 조명하는 청년작가 넥스트 코드 전을 오래전부터 진행하고 있다.

이 들을 대전 바깥으로 연결하는 일이 조금 모자랐다는 생각이 드는데 앞으로 일본이나 중국 등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미국 등지로 우리 지역 작가들을 알릴 수 있는 사업을 확대하고 싶다. 수출이라는 말이 적합한 지 모르겠으나 작가와 작품을 수출하는데 더욱 노력하겠다.

대전에서 세계적인 작가가 나오고, 대전의 토양과 색을 갖춘 문화를 찾아야한다. 대전의 토양과 색이 없다면 만들어야 한다. 작가가 태어나 공부하고 삶을 영위하는 토양에 따라 작품의 특징과 색채가 이 달라지는 만큼 대전의 아름다움, 대전의 예술 혼을 지닌 젊은 작가의 발굴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대전 미술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대전미술 아카이브를 형성해 전시 등과 함께 대전미술사를 정리 및 재조명하고자 한다.

또 외국작가들을 끌어들여 같이 작업을 하도록 해 대전 미술을 국제화하고, 대전으로부터 발신하는 예술을 펼쳐보려는 뜻을 가지고 있다

- 공공미술관인 대전시립미술관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다면.

▲대전시립미술관은 중부권의 최초의 공공미술관으로 지역미술은 물론 우리나라 현대미술 발전에 기여하고, 시민들이 여유롭고 깊이있는 삶을 공유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지난 1998년 개관했다. 미술관은 대지 2만 8827.75㎡에 지하 1층 지상 2층의 건물로 연면적 8만407.37㎡로 5개 전시실과 수장고, 세미나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야외 분수대와 조각 공원도 있다.

또 주변에 예술의 전당을 비롯해 수목원과 청소년 수련원 등이 자리해 있고 대전 국악관 들어설 예정이어서 대전의 아트존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하철과 시내버스 노선 등에서 비켜나 있어 대중 교통 수단으로는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점이 아쉬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예술 향유를 위해 이 지역을 찾는 시민들은 계속 늘고 있다.

대표적인 소장품인 백남준 프랙탈거북선은 지난 1993년의 대전엑스포를 기념해 제작된 것으로, 이 작품은 과학기술도시 대전을 상징하는 작품으로서 텔레비전 모니터를 이용해 거북선의 형상을 만든 대작이다. 비디오아트의 선구자 백남준의 후반기 작품세계의 특성을 대표하는 이 작품은 가까운 시일 내에 미술관 밖에 새 건물을 지어 이전 설치할 예정이다

- 고암 이응노 화백과 고암미술관에 대해 잘 모르는 시민들이 많은데.

▲고암 이응노 (1904-1989)화백은 1904년 충남 홍성에서 태어나 1958년 프랑스로 건너가 1989년 프랑스에서 타계하기까지 자신의 무대를 세계로 옮겨가 국제적 명성을 얻어낸 거장이다.

1989년 파리에서 활동을 시작해 1965년 상파울로 비엔날레 명예상 수상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1967~1969년 동베를린 사건으로 대전에서 2년간 옥고를 치루면서도 고암은 옥중에서 300여 점의 작품을 제작했다.

1989년에 이르러서야 꿈에 그리던 고국에서의 초대전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전시회를 앞두고 파리에서 급서해 쇼팽, 마리아 칼라스 등 예술의 대가들이 묻힌 파리 시립 페라 라세즈 묘지에 안장됐다.

일제시대와 6·25라는 한국 역사의 지난한 과정을 겪은 가운데 우리나라와 개인의 아픔과 좌절을 세계적인 작품으로 승화시킨 고암은 장르와 소재를 넘나드는 끊임없는 실험정신으로 한국회화의 독창성과 정체성을 찾아 전통성과 현대성을 함께 갖춘 새로운 형태의 한국화의 길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전 이응노미술관은 산속의 암자에 온 듯 작고 의 소나무와 대나무가 어우러져 멋들어진 외관을 뽐내며,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 장르를 넘어 오직 예술에서 삶의 가치를 탐구한 고암의 숭고한 예술혼을 계승하는 미술관으로 지난 2007년 5월에 개관을 했다.

고암의 문자추상에서 영감을 얻어 고암의 예술세계를 풀어낸 프랑스 건축가 로랑 보드엥(Laurent Beaudouin)이 설계했으며, ‘빛과 자연’이란 주제처럼 이응노미술관은 자연광에 대해 인색했던 국내미술관과는 차별화된다.

또 전국 최초로 백색콘크리트를 사용해 미술관 건물 자체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건축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 고암미술문화재단 설립이 추진 중인데.

▲고암미술관은 현재 대전시립미술관 산하의 기구로 운영 중인데, 정부가 동일한 자치단체에 2개 이상의 공공미술관 설립을 규제함에 따라 독립적인 기능을 갖지 못하고 있다. 관장의 직급도 낮고 사업 수행에도 제한을 받고 있다. 재단 설립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은 긍정적이며 최소 인력으로 출범해 고암의 작품 및 자료 연구·조사, 전시기획, 소장품 보존·보관·수복 등을 담당하게된다. 또 고암 학술세미나와 국제 학술논문 공모, 문화컨텐츠 개발 등도 추진하게된다.

12월 재단이 발족될 전망인데 고암의 예술세계를 연구하는 유일한 미술관으로서의 위상정립과 고암의작품 ·학술연구, 고암과 관련된 문화사업의 전문성 확보 및 책임운영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이응노’라는 지역 미술자산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우리시의 문화브랜드로 정착시킴으로써 지역 문화예술 진흥 및 관광자원화를 촉진할 전망이다.

/육심무기자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