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부여와 청양이 합구가 되어 본인에게 불리하니 세종시에 공천하겠다는 당의 제안이 있었으나 오히려 공주·부여·청양에 그대로 나가기 위해 당을 설득했다는 주장이었다.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의 최대 피해자 박수현, 4년 전 총선에서 패한 후 그가 받은 수식어다.
종전 공주 지역에서 승리하고도 합쳐진 부여와 청양의 극심한 보수화로 패배한 정치인이 됐던 박수현, 그로부터 4년을 ‘권토중래’했지만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
또 다시 그는 여의도가 아닌 황야로 나서게 됐다.
JP의 향수가 남아있는 지역에서 무려 4선, 야당의 원내대표까지 지낸 바 있는 막강한 상대 정진석 후보였지만, 박 후보 역시 이번 정부 들어 청와대 대변인에 국회의장 비서실장까지 지내며 초선출신 국회의원 중 가장 인기 있는 정치인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4년 전 패배를 통해 그는 부여와 청양에도 진보 정치인의 꿈을 이루겠다는 목적이 있었다.
그리고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민주당 출신 군수들을 탄생시키며 절반의 성공을 이루었다.
그렇다면 이번 패배 이후, 그는 이제 어떤 꿈을 꾸어야 할까?
네거티브, 확인되지 않은 루머와 ‘아님 말고’ 식의 흑색선전 들이 난무하는 선거판이었다.
말(言)이 많은 작은 지역의 선거구에서 그는 그게 사실이 아니라 말하고 또 말했지만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었다.
지난 4년, 아니 어쩌면 흘러간 8년의 정치생활을 통해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지역보다 전국에서 더 인정받는 정치인이 됐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기왕 다행으로 치자면,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의 압승으로 도리어 관가에는 예상치 못한 인물난이 펼쳐지게 됐다.
청와대 참모진 교체, 개각, 수많은 기관장들의 인사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당에서도 그가 필요한 자리는 많다.
지난 총선에서 패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부름을 받아 서울로 올라갈 때는 경험을 잘 쌓아 다음 총선 때 꼭 다시 공주로 내려오겠다는 의지를 가졌던 박 후보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중앙에서 인정받는 정치인이 되겠노라는 새로운 의지확립이 필요할 시점이다. 그렇게 된다면 앞으로 다가올 기회의 스펙트럼 또한 넓어진다.
어느 시점,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당과 국민의 여론이 그를 부르는 시기가 올 것이다.
영남과 서울 강남선거구를 제외한 거의 모든 선거구에서 웬만하면 민주당이 우위를 점했던 이번 총선에서도 그는 선택받지 못했다.
지긋지긋한 소선거구의 네거티브 전쟁에서 탈피해 진정 본인이 원하는 깨끗한 정치, 깨끗한 선거를 펼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을 거라 필자는 소망하고 있으며, 또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