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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易地思之(역지사지) 人之常情(인지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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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12.20 15:37
  • 기자명 By. 충청신문
지난 12일 서산 산업폐기물처리장 관련 행정소송 2차 변론이 열린 대전지방법원앞에서 반대위와 백지화 연대, 서산 지킴이단 등과 함께 어린아이들이 피켓을 들고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서산 산업폐기물처리장 안전대책위원회)
지난 12일 서산 산업폐기물처리장 관련 행정소송 2차 변론이 열린 대전지방법원앞에서 반대위와 백지화 연대, 서산 지킴이단 등과 함께 어린아이들이 피켓을 들고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서산 산업폐기물처리장 안전대책위원회)
나경민                         서산 산업폐기물처리장 안전대책위원장
나경민 서산 산업폐기물처리장 안전대책위원장

질서를 지키고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라. 바른 말을 하고 다른 사람과 약자를 배려해라. 그리고 선행과 어른을 공경하라.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를 우리는 유치원에서부터 배우기 시작합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입니다.

공동주택에서 아이가 뛰면 아래층에 층간 소음으로 낮잠 자는 아기가 깨서 우니 엄마는 뛰지 말라 이르시죠. 

이것은 공동체 생활에 있어서의 상대에 대한 배려이죠. 나 혼자 살면 뛰던 걷던 문제될 것이 없죠. 공동주택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도 같은 이치라 생각합니다.

나는 서산시 지곡면 오스카아파트 주민들을 위한 안전대책위원회 위원장입니다. 나도 처음엔 산업폐기물처리장을 백지화시키고 막을 수 있다 확신했습니다. 

하지만 각 인허가 관공서를 다니면서 생각과는 다르게 부딪히게 되고 국회의원 시장, 도의원, 시의원 등 저희 주민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모든 위정자들이 막을 수 없으니 협의체를 구성하라 조언했습니다. 

그래서 기 허가된대로 산단 내에 처리하는 두 번째 플랜을 제시하니 백지화 시켜야 한다며 마을에서 못살 정도로 인격말살, 가짜뉴스 등이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되어 제 인격은 매도됐습니다.

원래 서산시 지곡면은 자연이 좋은 동네입니다. 하지만 이만큼 도시가 성장하고 일개 행정 리 단위 동네에 2000여세대 아파트가 들어서게 된 것은 산업단지가 생기고 공장이 들어오고 이에 따라 상업시설도 번성케 된 것입니다. 

산업단지로 인해 도시가 발전하면서 혜택도 있지만 환경이 팍팍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미세먼지를 비롯한 굴뚝매연, 여러 유해물질 배출 공장 등. 

여태껏 산업단지에서 나온 폐기물은 서산시 외부로 반출되었습니다. 

얼마 전에 법원에서 고사리 같은 아이들이 피켓을 들고 있으며 ‘생명이 먼저다’, ‘아이들의 생명을 지켜 달라’ 했는데 과연 이것이 우리 아이들에게 올바로 가르치는 것일까? 

그럼 여태껏 서산에서 나온 폐기물이 다른 도시로 간 것은 그 산업폐기물처리장 옆의 아이들은 사람이 아니고 생명이 아닌가요?

이것은 상식의 문제라 생각합니다. 물론 산업폐기물처리장이 내 집 앞에 들어오는 것은 제 아이도 저를 위해서도 부동산 값이 영향을 받을까 싫은 건 당연지사이죠. 

하지만 공동체 생활에서 내 집 앞은 안되고 다른 집 앞은 된다고 아이들에게 피켓까지 들게 가르치는 것이 올바른 것일까요?

행정 심판 과정에서 사업자가 이기는 게 맞는지 지는 게 맞는지 물어봅니다. 산업폐기물이 바다에 들, 산에 버려지는 것이 맞는지 안전하게 법대로 잘 처리되는 것이 맞는지 물어봅니다. 

아이들에게 물어보세요. 우리 집 앞에는 산업폐기물처리장이 절대 들어오면 안되고 다른 동네 친구네 집 앞에 들어오는 것은 괜찮은 것인지. 

과연 아이들은 어떻게 답을 할까요.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이제 우리는 냉철하고 지성인답게 판단해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상식과 올바름을 가르쳐야 합니다.

지금은 어느 누구도 백지화를 주장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관계 공무원을 비롯해 정치인, 이장단, 반대위원회, 안전대책위원회, 서산시민 등. 

지금은 산업폐기물처리장 설치가 기정사실화 되었죠. 

하지만 “지곡면 오토밸리 산단 물량만 산업폐기물처리장에 묻고 서산의 타 산업단지에서 나오는 폐기물은 다른 동네로 간다.” 

나의 편향적인 가치관을 아이들에게 교육시키고 나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으면 적으로 간주하는 것이 과연 아이들에게 올바른 교육을 하는 것일까요. 그렇게 주장하시는 분들은 아이들에게 그렇게 가르치십시오. 

나는 산업폐기물처리장 설치를 찬성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이장단과 다른 주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곡면 이장단이 산업폐기물처리장 시행사 돈을 받고 인근으로 거리를 교묘하게 늘렸다 하는데 이 것은 결코 아닙니다. 

이장단은 산업폐기물처리장 시행사의 영업구역을 제한하고 산단 내 폐기물처리를 안전하게 운영하는 조건하에 그 거리를 협의를 통해 조정하자고 주장한 것입니다. 

이장단의 결단은 최선이었고 합리적 선택이었던 것입니다. 

이제는 이 또한 의미 없는 안타까운 상황으로 전개 되었습니다. 혹세무민으로 주민갈등, 희망고문이 아닌 주민화합과 민생안정에 민관이 한 목소리로 상생협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나의 입장이 아닌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도 생각을 해보고 내가 좋게 보이는 것이면 남도 좋게 보이고 내가 아프면 남도 아프다는 뜻의 易地思之(역지사지) 人之常情(인지상정)이란 글귀가 떠 오른다.

나경민 서산 산업폐기물처리장 안전대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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