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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전통과 현대 예술의 만남

정관영 공학박사·우석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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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06.17 16:02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정관영 공학박사·우석대학교 겸임교수

삼한시대에서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조상의 슬기로 이루어진 값진 유적과 유물을 간직한 문화의 고장 증평은 살기 좋은 넉넉한 인심으로 우리의 영혼을 풍요롭게 해주고 있다. 망월산에서 올려다보면 거북이형상을 띠고 있는 증평군의 최고봉 좌구산은 나라의 대사를 밀의(密意)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산이요. 옛 조상들의 피난처로 유서 깊은 명산이다. 좌구산 계곡은 수정같이 맑은 물과 시원한 삼림욕을 할 수 있는 풍광이 아름다워 전국에서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한반도의 중심에 충북이 있다. 충북 문화의 중심에 예술이 있다. 그 예술의 중심에 우리의 삶이 있다. 예술은 지혜와 고뇌, 정열의 결정체이다. 그 결정체는 인고의 세월과 연마의 땀을 빌어 비로소 빛을 발한다. 그 빛이 나를, 우리를, 세기를 뛰어넘어 영원으로 치닫는다. 그리하여 개인의 삶과 사회의 구석구석을 비추고 끝내는 세상을 밝힌다. 영혼까지도.

예술의 힘은 이토록 존엄지대하고 위대하다. 예술인은 그 위대한 일을 해내는 임무와 권한을 부여받은 영혼의 선비이다. 어제가 없이 결코 오늘이 있을 수 없듯이 오늘이 없이 내일을 생각할 수도 없다. 오늘날까지 숭고한 예술인들의 얼이 숨어있는 예술이야말로 지난 우리 삶의 애환이 담겨있는 진면목을 여실히 보여주는 문화예술이라고 하겠다.

일찍이 혹자는 우리의 가장 고유한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고 역설한 적도 있다. 세계화 시대에 합류하여 동참하는 것도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이지만 우리의 정체성이 스며있는 고유문화를 전승하고 창달하는 것 또한 매우 의미 있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영국의 희곡작가인 버나드 쇼는 “예술은 채찍을 사용하지 않고 인간을 교육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라고 갈파한 적이 있다. 분명 예술은 인간의 정서를 순화시키고 미화시키고 정화시키고 심화시킨다.

자연은 아름답다. 인간도 아름답다. 예술은 더욱 아름답다. 절대자가 자연과 인간을 아름답게 창조하고 지켜나간 예술인은 창작을 통해 아름다운 작품을 만든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영혼을 아름답게 떠올린다. 순수한 자연이, 순수한 인간이, 순수예술이, 우리에게 아름다움과 감동을 준다. 그래서 아름답지 않은 것은 순수가 아니다. 우리가 예술 활동을 하면서 처해있는 스스로의 상황을 살펴보고, 자신의 모습을 반추하며 반성하는 일은 값진 인생과 예술의 길이라 하겠다.

초조와 경쟁의식에 사로잡혀 평온한 마음을 뒤흔들고 있지는 않은지, 인류병과 스타의식에 매달려 평범하나 낮은 주변의 여유로움을 잊고 살지는 않는지, 가장 사랑하고 가까이 해야 할 이웃을 경쟁상대나 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다시금 생각해야 한다. 자연이 아름답다는 것을, 인간이 아름답고 예술은 더더욱 아름답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2004년부터 열리고 있는 증평들노래축제가 16일부터 증평민속체험박물관 일원에서 다채롭게 열렸다. ‘전통과 현대, 그 아름다운 만남’이란 주제로 열린 축제에서는 장뜰두레농요와 증평 애환의 아리랑 고개가 시연되었다. 장뜰두레농요는 증평에 전해 내려오는 대표적인 노동요로 증평읍 증평·남하리 등에서 논농사를 지을 때 불렸다. 밭일하는 소리, 시집살이 소리, 물레 돌리는 소리, 집터 다지는 소리, 길놀이, 들 나가기, 화평 및 풍년기원 제, 두레 풍장, 점심참 놀이 등으로 구성되어 지역고유의 농경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더욱이 선비들의 멋들어진 풍류 문화를 재현한 황진이와 곡주 한 잔 등 문화예술 공연과 증평을 노래하자, 랄랄라 콘서트 증평 스타콘서트 등 새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축제 참여도를 높인 것이 눈에 띄었다.

행사장 주위에서는 각종 체험행사 및 전국규모의 대회·공연이 펼쳐졌다. 전국시조경창대회, 전국국악경연대회, 전국사진촬영대회 등 전국규모의 대회도 함께 열려 축제의 열기를 높였다. 축제장에는 풍성한 체험거리가 마련되어 온가족이 모내기, ‘묶음 모’ 멀리 던지기, 농사용 깃발 뽑기, 감자 캐기, 보리타작, 우렁이·물고기 잡기, 들노래 배우기도 펼쳐져 농촌문화를 몸소 체험하는 기회를 가졌다.

또한 중앙광장 비닐하우스 일원에서는 캐릭터 블록 만들기, 나만의 머그잔 만들기, 도자기 물레 체험, 단오음식체험과 향초제작을 할 수 있는 오감 체험장도 인기가 대단하다. 특히 냉수욕장 등 물놀이시설이 마련되어 축제장을 찾은 어린이들의 더위를 식혀주어 큰 인기를 끌었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증평들노래축제는 ‘증평의 농경문화’를 알게 하고, 전통문화와 현대문화가 어우러진 종합문화예술을 만끽할 수 있었다. 모쪼록 이러한 축제를 통해 전통의 소중함과 문화 창달의 계기가 되어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시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정관영 공학박사·우석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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