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보은] 김석쇠 기자 = “내가 가꾸던 백송나무를 새로 지은 신축 보건소로 옮겨 심어줬으면 합니다.”
평생 보건직을 천직으로 알고 지역 주민들의 건강 파수꾼 역할을 하던 고(故) 박광용 전 보은군 보건소장이 암투병중 보건소 직원을 불러 부탁한 말이다.
박 소장은 보은군 보건소 재임시절 자신이 애지중지 길러오던 10년생 백송나무 묘목을 구 보은군보건소에 옮겨 심었다.
소나무과에 속하는 상록 침엽교목인 백송은 희귀나무로 수피는 밋밋하나 자라면서 점차 큰 비늘조각처럼 벗겨지고 회백색을 띠기 때문에 백송 또는 백골송이라고 부른다.
또 수피가 회백색으로 백의천사와 같은 이미지라는 점에서 보건소장을 역임했던 박 소장에게 백송은 너무나 소중한 나무였다.
이 백송은 박 소장이 퇴임할 무렵에는 둘레 30cm, 높이 4m 크기로 기품 있게 성장했다.
군은 2013년 보은군보건소를 새로 신축하는 방안을 계획했다. 구 보은군보건소 건물이 노후화된 시설인데다 협소한주차 공간 문제로 민원인의 불편이 꾸준히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군은 이듬해인 2014년 9월 총 사업비 52억8500만원을 들여 보은읍 동광길 50(대림아파트 옆)에 보은군보건소를 신축이전 했다.
하지만 박 소장은 신축보건소의 준공을 보지 못하고 안타깝게 2013년 세상과 이별을 했으나 4년이 지난 지금도 박
소장의 소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이 백송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고 박광용 소장의 애틋한 사연이 담긴 이 백송은 현재 보은읍 이평리 보은스포츠타운에 자리하고 있다.
박 소장의 유언에도 불구하고 이 백송이 보은스포츠파크로 옮겨온 이유를 아는 사람이 없다.
박 소장의 부탁을 전해 들었던 보건소 직원도 퇴직한지 오래다.
이에 대해 유족들은 “살아생전 보건소가 신축되면 자신이 키운 백송나무도 함께 이전해 심겨지기를 내심 바라고 계셨다”며 “백송이 보건소로 이전되지 않고 다른 곳으로 옮겨 갔는지 이해할 수 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유족들은 “고 박소장의 뜻이 특별했던 만큼 백송나무가 신축보건소로 다시 이전해 왔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