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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와 청국장에 어머니 손맛을 담다

시골 가마솥에 콩 삶아 빚은 맛 ‘두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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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03.07 19:02
  • 기자명 By. 강주희 기자
▲ 두부집의 대표메뉴인 청국장과 손두부.
22년 삶 담은 손두부·청국장 전문 식당
두부 · 청국장 · 띄움비지 전통제조법 옛 것 그대로
 
두툼하게 썰어논 손두부에 잘 익은 김치를 한점 척 올린다. 하얀 두부에 빨간 김치가 식욕을 돋운다.
두부의 단백질과 김치의 비타민, 김치의 강렬한 매운맛과 두부의 순한 맛이 어우러진 두부김치는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다.
 
▲22년 전통 두부의 역사
밭에서 나는 고기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단백질과 식물성지방이 풍부한 두부. 22년 동안 지역에서 고소한 두부와 청국장에 인생을 담아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가족이 있다.  
대전 유성구 노은동에 위치한 두부요리 전문점 두부집이다. 이 식당의 공동대표는 최재순·최재성 씨로 4남매 중 둘째, 넷째다. 
처음 4남매 중 3명이 두부에 매달렸다. 우리 밀 살리기 운동이 한창이던 그 쯤 많은 자본없이 노력으로 성과를 볼 수 있는 즉석두부가 유행했다. 
사업을 위해 시장조사를 다니던 중 대형백화점에서 서민 음식인 즉석두부를 판매하는 것을 보고 획기적이라 생각해 관심을 가졌지만 맛을 보고 마음을 접었다. 
일반 시중에 판매되는 두부와 별반 차이를 느끼지 못한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콩이었다. 수입콩을 사용하고 있는 즉석두부는 우리 옛맛을 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1997년 유성구 신성동에 프랜차이즈 음식점 콩사랑을 열었다. 당시 콩사랑의 인기는 지금도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다.
이들은 콩사랑을 운영하며 청국장 제조기술을 연구했다. 짜지않고 냄새 또한 고소한 청국장을 안고 2004년 정림동에 두부전문점 아름돌을 열었다.   
두부와 청국장에 매진해온 삼남매는 제대로된 두부와 띄움비지 제조법을 익히기 위해 전국을 다녔다. 맛집을 찾아다닌 것이 아니라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우리 어머니의 손맛을 배우기 위해 일반 가정집을 수소문해 찾아 다녔다. 
결국 경북 상주의 한 가정집에서 내려오는 제조법을 익혀 수많은 연구와 시행착오 끝에 지금의 두부집이 탄생했다.
 
▲자부하는 두부 맛 비결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밤 11시 넘어 잠자리에 들 때까지 오로지 두부만을 생각하고 두부 만드는 일에만 정성을 쏟았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콩의 불림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죠” 
처음 시작부터 지금까지 이들의 자부심은 두부의 맛이다. 재료는 100% 국산콩만을 구매해 사용하고 재료는 콩과 물과 간수가 전부다. 
매일 만들기 때문에 방부제나 첨가제는 넣지 않는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부드러운 두부와는 식감과 고소함이 달라, 별다른 조리 없이 김치를 곁들여 먹어도 맛있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한결같이 “어릴 적 시골에서 가마솥에 콩 삶아 만들어 먹던 두부맛이다”라고 평한다.
▲연령대 상관없이 ‘인기 만점’
자극적인 음식에 길들여진 젊은층 입맛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 젊은층들이 한식을 거부하면 안 된다며 최재순 대표는 걱정한다.
“지금 70~80대 어머니들이 안 계시면 우리 전통 한식의 맥은 끊길지도 몰라요. 두부와 띄움비지 제조법을 익히기 위해 다녀보니 전통방식을 찾기가 쉽지 않았어요”
초창기에는 주로 찾는 고객이 옛맛을 추억하고 싶어하는 어르신들 위주였지만 최근엔 건강을 생각하는 젊은층과 가족단위 손님도 많이 찾는다고 한다.
“아이들이 밥 먹을 때마다 접하는 두부를 건강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GMO 파동 때 오히려 저희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한단계 더 도약했답니다”
 
▲ ‘정직한 맛집’ 입소문에 GMO 파동도 이겨내
1999년에 일어났던 일명 ‘GMO-두부파동’으로 이들은 위기를 만났다고 한다. 위기를 극복하게 해준건 단골손님이었다.
매출이 급격히 하락해 식당운영이 어려워질 만큼 힘든 상황을 알게된 단골손님이 하나둘씩 입소문을 내 정직한 두부라는 타이틀을 안고 전화위복을 맞았다.
두부집의 대표메뉴인 두부정식은 청국장, 콩비지, 해물순두부, 하얀순부두 중 한가지와 직접 만들어 두툼하게 썬 손두부와 돼지고기보쌈, 여기에 보쌈용 무채와 각종 쌈채소, 가마솥밥이 메인 요리로 나온다.
또한 반찬 등 모든 음식이 정갈하고 자극적이지 않다. 집에서 식구들을 위해 준비한 것처럼 신선하고 깔끔해 신뢰가 간다.
1인분씩 나오는 가마솥밥도 인기다. 질 좋은 쌀로 밥을 지어 윤기가 자르르 흐르며 찰진 맛이 입 안에 착착 감긴다. 뜨거운 물을 부어 식사 후 먹는 누른밥 역시 구수하고 맛좋다.
최근 모 지역의 유명 두부 맛집을 다녀온 리뷰를 보면 ‘옛날 맛이 아니다’, ‘달라졌다’, ‘주인이 바뀌었나?’ 등 옛 맛을 그리워하는 이들의 댓글이 많다.
최 대표는 “많은 수요를 수작업으로 감당해내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맛이 달라질 수밖에 없어요. 우리는 TV 속 두부의 모양과 색만 보아도 그 두부가 어떤 콩에서 어떤 방식으로 두부가 됐는지 한눈에 알 수 있어요”라며 초심을 강조한다. 
소박하지만 매일의 끼니를 든든하게 채워주는 두부. 매일 먹는 두부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이들에겐 최고의 자부심이다.
최 대표는 “초심을 잃지 않고 지켜온 두부의 맛을 기본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최고의 농산물과 정성을 더해, 건강과 감동을 주는 두부집을 완성하는 것이 앞으로의 일”이라고 말했다.
 
 
글 = 강주희 기자 
사진 = 한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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