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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극 한파 엄습, 취약계층은 더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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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11  20면 |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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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에서 내려온 찬 공기가 충청권을 얼렸다. 그야말로 ‘엄동설한’을 실감케 하는 맹추위가 엄습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살을 에는 추위가 이어질 거라는 기상청의 예보다. 폭설에 강풍까지 겹쳐 체감온도는 영하 10도 이하로 곤두박질쳤다. 혹한은 없는 사람의 몸속을 더 파고든다. 있는 사람이야 추위를 피할 방법이 많지만 없는 사람은 더 힘들다.


혹한 대책의 우선순위는 취약계층에 초점을 맞춰야 함은 당연하다. 이런 강추위 속에 밥 굶고 냉방에서 자는 사람은 없도록 해야 한다. 자치단체들은 무엇보다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올 겨울 들어 저체온증 등 한랭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수가 예년보다 크게 늘었다. 9일 질병관리본부의 한랭질환 감시체계 운영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부터 이달 7일까지 38일 간 발생한 한랭질환 환자는 223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153명보다 70명이나 늘었다. 이중 7명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


저체온증은 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져 정상 체온을 유지하기 힘든 상태를 말한다. 사망자는 서울, 강원, 전남, 경남, 제주에서 각각 1명씩 발생했고, 경기에서 2명이 나왔다. 충청권은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한랭질환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마음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한랭질환 환자가 많이 발생한 장소는 길가(74명), 집(41명), 거주지주변(22명), 강가·해변(19명) 순이었다. 야외가 아닌 집에서 저체온증이나 동상에 걸리는 환자가 많았다. 난방이 안 되는 집에서 홀로 사는 노인, 장애인 등에 대한 관심이 어느 곳보다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러잖아도 혹한기에 가장 서러운 이들이 노숙자, 홀몸노인, 쪽방촌 거주자 등 소외이웃이다. 이들 대부분이 에너지빈곤층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과 에너지시민연대가 지난해 12월 1일~21일까지 대전시 목동의 에너지빈곤층 실태를 조사한 결과 난방비 부담으로 난방조차 하지 않고 있는 가구가 수두룩했다. 연탄난로를 사용하는 가구도 방에서 입김이 그대로 나올 정도로 써늘했다고 한다.


에너지빈곤층에게 올 겨울은 더 춥다. 난방용 보일러에 사용되는 등유 가격은 지난해 11월과 비교해 7.2% 올랐고, 취사용 액화석유가스는 무려 14.9% 상승했다. 휘발유와 경유도 지난해 11월보다 각각 6.5%, 7.3% 올랐다. 게다가 겨울철 소외계층의 든든한 버팀목인 연탄도 지난달 28일 공장도 가격이 19.6% 인상됐다. 정부는 이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연간 23만원이던 연탄쿠폰 지원을 31만원 수준으로 올린다는 방침이지만 필요한 금액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더구나 올해는 이영학 사건, 김영란법, 최순실 국정농단 여파 등으로 연탄 후원마저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에너지빈곤층을 지원하는 에너지바우처 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정확한 내용을 몰라 부담이 커질까 난방 하기를 겁내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에너지빈곤층의 삶을 현장에서 살펴야 하는 이유다.


새해를 맞아 각 자치단체들은 ‘주민의 삶을 우선하는 정책을 펴겠다’고 한목소리로 말하고 있다. 지금이 바로 그 때다. 주민의 삶을 우선하는 정책은 서류가 아니라 행동으로 이뤄질 때 효과가 있다. 강추위에 난방조차 못하고 생활하는 이들이 없도록 수시로 점검하고 비상사태에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안전한 겨울나기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해야 하지 않겠는가. 모쪼록 인명피해는 없도록 해야 하겠다.


지역사회와 함께 에너지 복지 네트워크를 만들어 빈곤층을 지원하는 폭넓은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요금 체납으로 단전 위기에 놓인 저소득가구에 대한 보호와 지원도 있어야 한다. 한파 속에 냉방에서 자는 주민이 있는 한 양산되는 복지 정책은 공허하다.<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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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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