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담은 의료 봉사…“외국인 근로자 어루만져요” - 충청인의 새아침, 충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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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담은 의료 봉사…“외국인 근로자 어루만져요”포콜라레대전공동체-가톨릭간호사회-논산시 공무원
강주희 기자  |  kjh80@dailyc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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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21 17: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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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셋째 주 일요일 논산 부창동 성당서 무료진료소‘행복마을’열어

내과·외과·피부과·치과 진료… 이발봉사·나눔장터·카페 운영도
‘인류를 한가족으로’포콜라레 운동 정신 받아“따뜻한 온기 나눌 것”

[충청신문=대전] 강주희 기자 =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 근로자는 70만 명이 넘지만 건강보험이 없는 경우가 많고 비싼 병원비를 감당하기도 어렵다.

충남 논산에서 매월 셋째 주 일요일마다 외국인 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의 건강을 무료로 보살피는 이들이 있다.

포콜라레대전공동체와 가톨릭간호사회, 논산시청 공무원 등이 그들이다. 국적, 인종, 종교를 뛰어넘는 사랑이 가득한 진료 현장을 찾았다.

매월 1회 셋째 주 일요일에 열리는 무료진료소 ‘행복마을’은 지난 11월 19일 논산 부창동 성당에서 외국인 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에게 진료를 제공하고 가족적인 사랑을 전하고자 하는 취지로 시작됐다.

   
   
   
   
   
 

2회째인 지난 17일도 외국인 노동자, 결혼이주여성과 그 자녀 등 80여 명이 이곳을 찾았다. 


“안녕하세요. 처음 오셨나요?” 문을 열고 들어서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봉사자들이 반긴다. 접수대에서 접수를 마치면 혈압을 재고 내과, 외과, 피부과, 치과 중 증상에 맞는 과에서 대기한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대부분 논산과 부여, 강경의 딸기, 수박, 상추 등을 재배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포콜라레대전공동체 회원들이 논산에서 진료를 시작하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부분 외국인 노동자는 도심이나 공단에 많이 거주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농촌의 고령화로 일손이 부족해 많은 외국인 노동자가 농촌에서 일하고 있다. 국적도 필리핀,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네팔,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 다양하다.

외국인 노동자는 직접 몸을 써야 하는 일이 대부분이다 보니 외과가 붐빈다. 타박상이나 미세 골절상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내과도 대기 환자가 많다. 천식 같은 기관지 질환을 호소하는 외국인도 적지 않고 장염이나 감기에 걸린 환자, 자녀와 함께 온 결혼이주여성도 내과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치과에서는 기본적인 구강검진을 비롯해 발치, 불소 치료, 스케일링 등을 하고 있다. 이날도 발치 환자가 눈을 꼭 감고 치아를 뽑고 있었다.

통역이 어려울 땐 환자와 의사가 스마트폰을 꺼내 번역기 어플로 대화한다. 서로 신기해 어찌할 줄 몰라 웃는다.

이날 피부과에는 결혼이주여성 한 명이 찾아 왔다. 담당 의사와 상담을 받고는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무슨 일일까. 사연을 들어봤다.

“아들의 여드름 때문에 너무 걱정이에요” 필리핀 출신 김은혜 씨가 지난달 19일 오후 논산 부창동 성당에 마련된 무료진료소를 찾아 호소했다.


한국인 남편과의 결혼으로 한국에 온 지 16년이 된 김은혜 씨는 4년 전 남편을 잃었다. 막막한 생활 속에 사춘기 아이의 여드름을 치료해줄 수 없어 속만 태우고 있는 상황이었다.

포콜라레 회원인 대전성모피부과 김향배 원장은 “오늘은 약을 가져오지 않았는데, 대전 병원에 한 번 찾아오세요”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그녀는 “대전에 갈 차비가 없어요”라고 답했다.

이에 김 원장은 “그럼 다음달 진료에 꼭 오세요. 약을 가지고 올게요”라고 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켰다.

김은혜 씨는 현재 이 진료소에서 통역을 담당하고 있다.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필리핀 환자들이 그녀에게 아픈 곳을 털어놓으면 능숙한 한국어로 의사에게 전달해준다. 나눔의 선순환인 것이다.

이처럼 의사들의 작은 사랑은 점점 커지고 있다. 첫 진료 때 보다 봉사자도 후원도 늘었다. 진료를 받는 환자는 80여 명이지만 봉사하는 이들이 60명이다.

포콜라레(Focolare) 이탈리아어로 ‘벽난로’를 뜻하는 포콜라레 운동은 이탈리아 토렌토에서 공동체를 이루고 살던 젊은 여성들(끼아라 루빅과 그 친구들) 사이의 분위기가 마치 단란한 가족들이 벽난로 주위에 앉아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해서 그들의 공동체에 붙여지기 시작한 별칭이다. 교황청에는 ‘마리아사업회(Work of Mary)’라는 정식 명칭으로 인준을 받았다.

끼아라 루빅(Chiara Lubich, 1920-2008)에 의해 창시된 포콜라레 운동의 공식 회원 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1500여 명이고 전 세계 182개국에서 14만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회원들은 어른, 젊은이, 청소년, 어린이, 교육자, 정치인, 경영자, 근로자들을 비롯해 종교인, 예술가 등 다양한 이들로 구성돼 있다.

포콜라레 주요사업들은 사람들의 상호관계를 가장 중요시한다. 그래서 주는 이와 받는 이의 구별이 없다. 이들 사업들에서 모든 구성원 상호 간의 구체적인 사랑을 보며, 진정한 사회 해방을 꿈꾼다.

이러한 사회사업은 현실 사회의 각 분야, 특히 사회보건분야에서 발전해 왔으며 문화교육분야에도 많은 사업이 있다.

포콜라레 운동이 태어난 목적은 일치다. ‘이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그리스도교 정신에서 영감을 받은 포콜라레 운동은 보편적인 형제애를 불러일으켜 인류를 한 가족으로 일치시키는데 공헌하고자 하는 것이다.

 

   
 

포콜라레대전공동체 회원을 중심으로 시작된 무료진료소는 내과, 치과, 피부과를 진료 이외에도 이발봉사와 옷과 신발 등 생필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나눔장터 마리아마켓을 운영한다.

또 푸드뱅크와 성심당의 후원으로 카페를 운영해 진료소를 찾는 환자들에게 간식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봉사를 통해 사회에 작은 변화를 주고 나 자신의 자존감도 점점 높아져 긍정적인 변화가 생길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또한 “봉사자도 후원도 많이 늘어 앞으로 많은 외국인 노동자에게 더 좋은 혜택을 줄 수 있길 바란다”며 “추운 겨울 따뜻한 온기를 더해 주는 좋은 소식이 많이 퍼졌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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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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