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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논단] 김장

백미영 대전충남세종 산업체영양사회장·현 대전 동부서 영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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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11.20 16:19
  • 기자명 By. 충청신문
▲ 백미영 대전충남세종 산업체영양사회장·현 대전 동부서 영양사

입동은 24절기 중 하나이며 겨울이 시작되는 날이다. 예전에는 각 마을에서 햇곡식으로 시루떡을 만들어 집안 곳곳에 놓으며, 이웃은 물론 농사에 힘쓴 소에게도 나누어주면서 1년을 마무리 하는 제사를 지냈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자 모든 가정은 월동 준비로 분주해 졌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겨우내 먹을 김치를 담그는 김장이라 하겠다. 김장이란 겨우내 먹을 김치를 한꺼번에 담가 놓는 일을 말한다. 겨울철에는 신선한 채소를 구하기 어려웠으므로 초겨울에 김치를 많이 담가서 저장하는 풍습이 발달하게 되었다. 김치는 저장성이 뛰어나며 비타민이 많고 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는 채소 염장식품의 하나이다. 김치는 효용성이 큰 필수 식품이기 때문에 어느 지역, 어느 가정이나 담그곤 했다.

김치를 저장하는 풍습이 언제부터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고려시대에 채소 가공풍을 저장하는 오물고라는 것이 있었다는 것으로 보아 고려시대부터 있었다고 짐작할 수 있다. 그 뒤로 조선시대에 이르러 널리 퍼진 풍속이 된 것으로 보인다.

김치는 처음부터 우리가 알고 있는 지금의 김치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상고시대의 김치는 순무, 가지, 죽순 등을 소금, 소금과 술, 소금과 누룩, 장류 등에 절여 상용식품으로 대비하였다. 신라·고려로 오는 동안 동치미, 나박김치와 같은 국물로 먹을 수 있는 침채로 개발하여 짠지와 함께 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추가 우리나라에 전래된 것은 1600년 초엽으로 알려져 있다. 1613년 이수광의 ‘지봉유설’은 고추가 일본에서 건너와 재배되었음을 보여주고, 1715년 ‘산림경제’에 ‘남초’라 하여 문헝상에 최초로 재배법을 기록하고 있다. 한방에서는 김치를 음양이 조화된 완전식품이라 한다. 성질이 서늘한 배추와 무에 열이 많은 고춧가루, 파, 마늘, 생강 등을 넣어 음양을 맞추었다고 본 것이다. 따라서 고춧가루를 쓰지 않은 동치미는 성질이 서늘해 열이 많은 소양인에게 알맞고 매운 양념을 많이 쓴 배추김치는 몸이 차고 속이 냉한 소음인에게 알맞다고 한다.

잘 발효된 김치에는 젖산과 젖산균이 풍부하며 김치 1g에 젖산균(유산균) 1억 마리쯤 함유되어 같은 무게의 요구르트보다 약 4배 많다. 또한 비타민A와 C, 칼슘, 철, 인 등 무기질이 풍부하여 몸에 좋으며 배추와 무에 함유되어 있는 식이섬유는 변비와 대장암 예방에 좋다.

김치가 적당히 숙성되었을 때 항암효과가 커진다고 한다. 마늘, 생강, 파 등 다양한 양념이 들어간 김치를 적당히 익히면 위암억제율이 발효시키지 않은 김치보다 위암 성장억제 효과가 4~10% 높았다는 것이다 양념의 종류별로 암세포 성장억제율은 고춧가루, 마늘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김치의 발효과정에서 생기는 유산균으로 인하여 소화가 잘되고 장을 깨끗이하는 정장작용도 하게 된다. 또한 유산균은 김치내 식중독균등 유해균의 번식을 억제한다. 김치는 식품으로서의 효능뿐 아니라 여러 가지 약리적 기능까지 다각적인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일본의 젊은 여성들은 김치를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애용하는데 그 이유는 김치의 열량이 100g 당 9kcal(동치미), 29kcal(배추김치), 55kcal(파김치) 등으로 낮으며 김치에 포함되어 있는 식이섬유는 포만감를 느끼게 하여 과식을 피하게 할 뿐 아니라 고추의 매운맛 성분이 캡사이신은 몸의 지방을 분해, 연소를 돕기 때문이다.

먹는 음식이 간편해지면서 김장도 간편해 지는 추세다. 예전 우리 어른들은 양념을 준비하고 배추를 직접 골라 소금에 절이는 것으로 김장을 시작했지만 요즘은 절임배추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물론 아예 담지 않고 필요할 때 사 먹거나 아니면 맞춤으로 김장을 해주는 곳도 나타났다. 학교나 회사의 단체급식 이용이 많아져 상대적으로 가정에서 식사 횟수가 줄어들게 되면서 김치 소비가 줄어드는 것도 김장이 간편해지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아직도 시골에서는 직접 농사지은 배추를 소금에 절이고 서로 돌아가면서 품앗이로 김장을 하는 풍습을 이어 가고 있다. 같이 양념을 다듬고 일을 나누면서 서로 덕담을 나누면서 단지 김치들 담그는 그 이상의 것들을 서로 나누는 것이다. 바쁜 현대인들의 상황에 맞춰 여러 가지 모습이 변화하고 있지만, 이런 것이 없어지는 지금 추세가 조금 아쉽기도 하다.

백미영 대전충남세종 산업체영양사회장·현 대전 동부서 영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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