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먼저 가려다가 50년 먼저 간다.” 과속 예방 캠페인 문구로 누구나 한 번쯤 보았을 만한 문구이다.
과속의 위험성은 운전자 대부분이 알고 있으나 차량 운행 시 운전자가 느끼는 체감상 속도가 객관적인 속도보다 느리게 인식되기 때문에 과속을 하게 된다.
과속을 하게 되면 여러 측면에서 위험성이 상승하게 되는데 그 위험 요인을 수치로 알아보도록 하자.
운전을 할 때 중요한 시야 확보 면을 보자면, 양쪽 눈으로 볼 수 있는 좌우의 범위를 ‘시야’라고 하는데, 정상적인 시력을 가진 사람의 양쪽 눈 시야는 보통 약 180~200° 정도이나 약 40km/h에서 운전자의 시야는 100° 정도, 70km/h에서는 65°, 100km/h일 때는 40°로 급격히 좁아진다. 결과적으로 좁은 길을 달리는 듯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게 된다.
돌발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제동에 의한 차량의 정지거리는 공주거리와 제동거리의 합으로 구성된다. 운전자가 위험인지 후 실제 제동력이 가해지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제동지연시간이 발생한다. 이 시간을 ‘공주시간’이라고 한다. 공주시간은 보통 약 0.7~0.8초로 안전을 고려한 넉넉한 수치로는 약 1초 정도이다. 시속 40km는 초속 약 11m, 시속 70km는 초속 약 19m, 시속 100km의 초속은 약 28m가 된다. 즉, 시속 100km로 주행 시 제동되기까지 약 28m를 아무런 제동없이 진행하게 된다는 것이다.
과속은 충격량과도 관련이 깊다. 이해를 돕기 위하여 건물 1층의 높이를 3m로 가정하자면, 충돌속도 80km/h는 약 8층 높이의 건물에서 떨어지는 충격과 같고, 충돌속도 100km/h는 약 13층, 120km/h는 약 19층 높이의 건물에서 떨어지는 충격과 같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과속은 교통사고 발생률 및 사망률과 관련성이 높다. 교통사고의 주요 발생원인 중 과속이 약 25%이고, 사고 직전 속도와 인적피해의 관계에서도 속도가 높아짐에 따라 탑승자의 사망률이 높아진다. 특히 80km/h 이상의 고속충돌에서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반면 승용차 제한속도를 시속 40㎞로 낮춘 미국 뉴욕시에서 교통사고 사망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객관적 수치로 알아본 과속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주관적인 체감상의 속도에 안주하지 않도록 하자.
강석민 서산경찰서 경비교통과 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