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특별기고] 충청남도는 주류성을 포기하는가

이재준 '백제멸망과 부흥전쟁사' 저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17.09.21 16:40
  • 기자명 By. 충청신문
 
지난 4월 6일 ‘삼국시대 백강전투와 주류성, 21세기 부안의 문화비전 국제학술대회’가 전북 부안군청 대회의실에서 개최되었다. 여기에는 일본, 중국교수 2명과 전북 일원의 7개 대학교수들이 참석하였다. 현재 전라일보에서는 기획&시리즈로 ‘다시보는 백제사’를 연재중이다. 주요내용은 백제 부흥운동 중심지로서 부안 우금산성이 확실시되고 있으며, 부흥군이 천도했던 피성 김제는 백제부흥군의 수도였다는 주장들이다. 
반면 백제 부흥운동과 관련된 충청권 일원의 최근 몇 년간 일간지에는 백제부흥군 위령제 기사 몇 줄뿐이었다. 언론매체를 비롯한 행정관서 및 연구자들의 미진한 활동으로 주류성의 위치가 전북 부안으로 고착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주류성의 위치에 대한 주장은 고산자 김정호가 밝힌 대동지지의 충남 홍성설이 최초로 추정된다. 이후 1913년 와세다 대학의 쓰다 소키치 교수는 백강은 금강, 주류성은 서천 건지산성이라고 하였다. 1923년에 조선 총독부의 오다 쇼고는 백강은 동진강, 주류성은 부안의 우금산성이라고 하였다. 이에 민족사학자 신채호는 연기설로 대응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국내학계는 아직도 일본의 쓰다설과 오다설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부안설은 관련자들이 집중적인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 일본 사학자들은 무덤 등에서 발굴된 유골과 유물을 과학적으로 검증함으로써 문헌에 기록된 역사적 사실을 고증하는 실증사학임을 내세웠다. 그러나 주류성과 백강의 위치는 과학적 검증 없이, 문헌기록을 무시하고 음운학적 지정학적 방법에 의한 주장뿐이었다. 1350년 전 왜의 접근성만을 고려한 식민사학의 일환이었다.
 
‘신·구당서’의 내용을 보자. 663년 7월 경주를 출발한 문무왕과 김유신은 웅진도독부에서 당군과, 주류성 공격작전회의를 하였다. 회의에서 누군가가 금강 건너 부여군 임천면에 있는 “가림성(성흥산성)을 먼저 치자”고 하였다. 즉 금강을 건너 주류성을 향한 공격로에 있는 가림성을 먼저 치자는 것이었다. 이는 주류성이 금강 이북에 있다는 말이다. 그러면 부안은 금강 이남으로 논의 대상이 될 수가 없다. 이때 유인궤는 “병법에 피실격허(避實擊虛)라고 했으니, 방어력이 강한 가림성보다는 지세가 약한 주류성을 먼저 공격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부안의 우금암성은 가림성보다 지세가 험하고 공격하기 어려우며, 지리적으로도 금강 이남에 있어 문헌에 부합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삼국사기’의 김유신전을 보자. 8월 13일 청양 칠갑산의 두솔성을 함락시키고 나서 여러 성을 공격하여 항복시킨 뒤에 임존성을 공격하였다고 하였다. 문헌에 여러 성이라고 되어있는 제성(諸城)은 주류성을 말한다. 부안 우금암산성은 주변에 여러 성들이 없다. 
 
부안설은 ‘신·구당서’나 ‘삼국사기’의 문헌기록은 무시하고, ‘일본서기’에 지세가 방어에 유리하지만 농사에 부적합하다고 한 기록만을 적용한 것이다. 한편 주류성을 구하기 위해 투입되었던 왜 수군이 들어온 곳이 백강구(백촌강)인데 부안설에서는 이를 동진강이라고 하고 있다. 그러면 당시 왜 수군이 주류성이 있는 변산반도를 돌아서 당군이 진을 치고 있는 동진강까지 갔다는 것인데 이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다. 
 
주류성이 위치는 한·중·일 문헌에 부합되는 곳이어야 한다. 문헌에 부합되지 않는 부안 우금산성이 주류성으로 고착되는 것은 곤란하다.  주류성의 위치로 충청남도 홍성, 서천, 연기 등이 제기되어 있다. 충청남도에서도 타당한 지역에 대한 다양하고 집중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재준 '백제멸망과 부흥전쟁사' 저자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