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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갑질 없이 인권존중 사회 돼야

이재춘 대전동부경찰서 천동파출소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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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09.14 17:36
  • 기자명 By. 충청신문
 
최근 개봉한 영화 중 ‘마르안느와 마가렛’과 ‘택시운전사’라는 두 영화가 있다.
 
‘마르안느와 마가렛’ 영화의 배경은 1960년대 초에 전남 고흥의 소록도 한센인 마을에 인권이 유린된 채 섬에 고립되어 살던 나환자들을 돌보기 위해 머나먼 한국으로 온 두 간호사의 이야기다.
 
우리나라 의료진 그 누구도 들어가려 하지 아니하던 이 섬마을에 멀리 유럽에서 20대 초반의 가녀린 파란 눈을 가진 간호사, 아니 두 천사가 한센인 마을에 들어가 이들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며 눈물을 닦아주고 40여 년을 이들과 같이 동고동락하며 지냈다. 
 
헌신적인 희생과 봉사를 하던 이들은 중병에 걸려 자신들이 태어난 고국으로 되돌아가게 되는 과정을 다큐형식으로 영상에 담은 영화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에서 행하여진 국가폭력의 실상과 이에 대항하여 항거하였던 광주시민들의 민주화운동을 택시운전사라는 소재를 통하여 여실히 보여 준 작품이다.
 
이 두 영화는 바로 ‘인권’을 소재로 했다는 것에 공통점이 있다.
 
두 영화에서 볼 수 있듯이 국가나 정부 고위직에 의하여 무분별하게 행해지는 탄압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해칠 수 있고, 상처와 아픔을 주는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택시운전사’의 배경이 되었던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전두환이 주도한 신군부가 전라남도 경찰국장이던 안병하 경무관에게 강경 진압 및 발포 명령을 내린다.
 
하지만 안 경무관은 “우리 경찰이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시민에게 어떻게 총을 겨눌 수 있느냐”라며 경찰이 소지한 무기를 회수하고 부상당한 시민들의 치료를 도와 진정으로 시민의 인권보호에 앞장서는 모습으로 많은 공직자들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그동안 민간 위주의 인권교육 정책에서 정부차원의 인권교육이 강화 되고 있는 것은 늦었지만 참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는 듯하다.
 
군 고위간부가 사병들의 인권을 경시해 강제로 농사를 짓게 하거나 ‘벨’을 달아 사병(士兵)을 사병(私兵)처럼 통제하는 등의 갑질을 하다가 사회적인 병폐[社病]를 만들기도 했다. 대기업 고위직 임원들은 어떤가? 자신이 타고 다니는 차의 운전기사에 대해 막말을 서슴지 않고, 폭행 등을 일삼아 지금이 21세기 맞나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그들의 민낯이 연이어 언론을 통하여 드러났다.
 
인권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보장되어야 한다. 모든 특권에 대한 도전으로부터 성장해 온 인권은 인종, 성, 종교, 장애, 피부색, 사회적 출신, 정치적 의견 또는 사상, 재산 등에 따른 어떠한 차별도 없이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향유되어야 하는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장소가 경찰관서이다 보니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가보면 이곳에서도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사건사고 등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인간의 생명과 자유 안전 그리고 생존에 대한 권리를 누군가에 의해 짓밟히고 생을 살다 외로이 혼자 죽음을 택하게 되는 고독사로부터 타인에게 강제로 겪게 되는 폭행, 폭력, 살인 등이 끊임없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사건들을 예방하여야 할 정부의 대책은 이를 따라 주지 못하고 항상 뒤만 쫓아가는 일이 다반사일 것이 바로 지금의 우리 현실이다.
 
나의 인권이 상대방에게 존중 받기를 원한다면 상대방의 인권도 소중하고 존중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가끔 잊은 채 우리는 조그마한 불편도 참지를 못하고 상대방의 인권을 경시하고 무시함으로써 사소한 일이 큰 싸움으로 번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러다 모든 국민이 범법자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에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는 어느 새부터인가 너무나 소중한 나의 동료와 나의 이웃사촌이라는 말을 잃어가고 있다. 상대방을 온갖 방법으로 모함하고 올라서야만 내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에 온갖 이기주의만 남아있다.
 
그래서 다정한 나의 동료 나의 이웃사촌들이 나의 적으로 되어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 이런 나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는 '갑질'이라는 횡포로 비춰지지는 않는지 생각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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